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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형의 통계로 경제 읽기] 새로운 시대, 통계의 우선순위

입력 2020-05-28 18:17

경제학 박사, 전 통계개발원장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인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농업국가라 할 만했다. 1963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농림어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5.6%였으며, 취업자의 63%가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즉 국민 3명 중 2명이 농업으로 먹고살았던 셈이었다. 그러나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농업의 비중은 급속히 줄어든다. 2019년 GDP에서 농림어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불과하며, 이 분야에 종사하는 취업자 수도 5.1%에 지나지 않는다. 농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고 해서 반드시 농사일로만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2019년의 경우 농가의 농업소득은 전체 소득의 2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서 작성하는 통계로 ‘농축산물생산비조사’라는 게 있다. 논벼, 고추, 마늘, 양파, 콩의 5개 농산물과 한우(번식우, 비육우, 육우, 젖소)와 돼지, 닭(산란계, 육계) 등 7개 축산물을 대상으로 이들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조사하는 통계이다. 이 통계를 조사하기 위하여 통계청에 소속된 조사 직원들은 일 년 내내 거의 매일 맨투맨으로 조사 대상자의 비용 지출을 조사한다. 통계청 전체 직원 수는 3000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고, 이들을 포함한 정부 및 지자체의 통계 담당 인력은 4000명이 조금 넘는 정도로, 대략 4분의 3의 통계인력이 통계청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이 ‘농축산물생산비조사’라는 통계를 작성하기 위해, 굳이 환산한다면 통계청 직원 500명 정도가 전적으로 이 일에 매달려 있다.

지금 우리 경제·사회는 숨 막히도록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우리가 가난하였을 때는 정부나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이 먹고사는 일이었으므로 통계도 자연히 경제통계 쪽에 중점이 두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들의 관심도 넓고 다양해졌다. 단지 먹고사는 일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 건강, 환경, 보건, 안전, 여가생활 등으로 관심의 폭이 급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경제 분야에 국한하더라도 4차 산업혁명으로 과거의 선형적 발전 패턴을 넘어 정보기술(IT)과 데이터가 결합하여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산업과 산업이 서로 융합하면서 새로운 발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며칠 전 코로나 사태의 극복과 향후 우리 경제의 새로운 지향점으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제시하고, 그 구체적 내용으로 디지털, 바이오, 플랫폼, 그린, 소프트 등을 열거한 바 있다.

정부의 새로운 경제정책이 소기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책의 수립과 평가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할 통계가 불가결하다. 통계는 새로운 정책의 기초자료일 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서 산업을 이끌어갈 자원으로서의 중요성도 동시에 갖는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가 맞이하는 4차 산업혁명이나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 통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면 이러한 새로운 정책수요에 대해 우리나라 중앙통계기관인 통계청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이와 관련된 통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통계인력은 아마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며, 여타 정책당국이 4차 산업혁명과 한국판 뉴딜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새로운 통계의 개발 및 작성을 통계청에 요청하더라도, 통계청은 많아야 서너 명 정도의 인력을 관련 업무에 배정하는 데 그칠 것이다. 코로나19로부터 비롯된 국민들의 높아진 보건, 안전에 대한 관심에 대응하기 위한 통계의 개발, 개선 요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업무에 기껏해야 한두 명의 인력이 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500명이라는 고급인력이 일 년 내내 매달려 쌀 생산을 하는 데 비룟값과 인건비가 얼마나 들어가고, 돼지를 키우는 데 사룟값과 물값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조사하는 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얼마만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경제사회 환경이 변화하면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하고 그에 따라 정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사회적으로 필요한 통계를 제공하는 것이 통계청의 임무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통계의 우선순위에 대해 새로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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