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죽기 전에 굶어 죽겠다”…개도국, 목숨 건 경제 재개

입력 2020-05-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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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멕시코 등 확진자·사망자 폭발적 증가에도 불가항력…빈곤율 급등에 곳곳서 격렬한 시위도

▲칠레 산티아고에서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시민이 정부의 식량 지원을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티아고/AP뉴시스
▲칠레 산티아고에서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시민이 정부의 식량 지원을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산티아고/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와중에 개발도상국들이 목숨을 건 경제활동 재개를 강행하고 있어 우려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줄어드는 추세를 바탕으로 닫혔던 경제의 문을 서서히 열고 있지만, 브라질과 멕시코, 페루, 인도 등 개도국들은 환자와 사망자의 폭발적인 증가 속에서도 불가항력으로 경제 재개에 나서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브라질과 멕시코에서 자동차 공장이 생산을 재개하고 인도 전역에서 열차 운행이 다시 시작됐다. 페루 광산들도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됐기 때문이 아니라 경제가 붕괴해 그동안의 봉쇄 정책을 완화할 수밖에 없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에 혼잡한 빈민가를 중심으로 개도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이미 브라질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7만 명 이상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며 사망자도 2만 명을 넘었다. 멕시코는 일일 신규 사망자 수에서 미국, 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이탈리아에서 지난 3월 말 과밀화된 병원을 통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이보다 훨씬 열악한 공중보건 시스템을 갖춘 개도국들은 자택대기 명령 등 코로나19 억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기본적인 생존도 불투명해진 개도국 국민 사이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과장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지난달 말 자국이 코로나19 전염 확산 억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국제노동기구(ILO)가 4월 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 세계 노동인구의 약 절반에 달하는 16억 명의 생계가 위협을 받고 있다. 그 영향으로 세계 빈곤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7일 평균치 추이. 단위 명. 하단은 누적 확진자 100명 도달한 날 이후 경과일수.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7일 평균치 추이. 단위 명. 하단은 누적 확진자 100명 도달한 날 이후 경과일수. 출처 월스트리트저널(WSJ)
오사마 헤이칼 이집트 공보장관은 지난주 “우리는 전면적인 봉쇄 등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했다”며 “그러나 솔직히 말해 봉쇄를 감당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파키스탄 대법원은 이달 18일 “코로나19가 파키스탄에서는 팬데믹이 아니며 모든 법적 사업체는 운영할 권리가 있다”면서 상점들에 대한 영업 제한 해제 판결을 내렸다.

심지어 여러 개도국에서 봉쇄 조치에 지친 시민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칠레 산티아고에서는 지난주 빈민들이 정부의 식량 지원을 요구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레바논에서도 지난달 시위대가 은행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시위가 일어났다.

2개월간의 봉쇄로 100만 명 넘는 실업자가 발생한 페루 리마에서는 점점 더 많은 주민이 자택대기 명령을 무시하고 있어 사람들로 북적대는 시장이 코로나19 확산 온상이 됐다고 WSJ는 전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이지리아도 주민의 불만을 달래고자 최근 코로나19 환자 증가에도 봉쇄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에서 한 옷가게 주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봉쇄를 완화하지 않았으며 몇 주 안에 가게 문을 닫아야 했을 것”이라며 “물론 두렵지만 살아남으려면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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