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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난세에 영웅도 없다, 코로나 시대의 비극

입력 2020-05-20 06:00 수정 2020-05-20 08:17

김서영 국제경제부 기자

미국 CNN 간판 앵커 에린 버넷은 3일 뉴스 진행 중 흐느껴 울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남편을 잃은 한 여성과 인터뷰를 하다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것이다. 세계 사망자 30만 명. 준비 없이 맞이했을 30만 개의 이별에 지구촌 곳곳이 울고 있다. 슬픈 사연에서 고개를 돌리면 눈물은 분노로 변한다. 시신 매장 공간조차 부족해 버려진 섬에 구덩이를 파고 집단 매장을 하는 처참한 현실 앞에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서다. 명실상부 세계 리더인 미국이 코로나 사태에서 보여준 무기력을 보고 있자니, 난세가 문제가 아니라 난세를 이끌 영웅의 부재가 이 시대 비극이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때리기’를 이해 못할 바 아니다. 코로나 발원지 중국이 애초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처만 잘했어도 비극의 역사는 다르게 쓰였을지 모른다.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이 의료물자를 팔아 곳간을 채우며 생색내는 꼴을 봐주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모든 걸 인정한다고 해도 문제는 남는다. 형용하기 힘든 비극 앞에서 정작 미국은 뭘 했는가. 로렌스 프리드먼 킹스칼리지 런던의 전쟁연구학 교수는 “미국은 세계 최고 자원·과학·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이런 것에 관심이 없다. 그게 슬픈 일”이라고 꼬집었다.

과거 수많은 위기 국면에서 돋보인 건 미국의 리더십이었다. 조지 W. 부시는 2005년 말라리아 퇴치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켜 아프리카에서 200만 명의 어린 생명을 구했다.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창궐했을 때 버락 오바마는 군대와 의료진을 급파해 국제사회 공조의 모범을 보였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 생명을 앗아간 것을 넘어 ‘미국 예외주의’를 기초부터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세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맡아왔다는 이데올로기가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티머시 가튼 애시 옥스퍼드대학 역사학 교수는 “제국의 흥망성쇠는 인류 역사에서 매우 친숙한 이야기”라며 “미국이 이걸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역사의 물줄기는 이미 방향을 틀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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