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제거되지 못한 부실자산 거품

입력 2008-10-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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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코스피시장이 美증시 조정과 함께 단기간 2백p 가량 급등한데 따른 피로감을 노출하며 소폭 하락했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4일)는 구제금융안이 경기하강을 저지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전일 폭등에 따른 차익실현 심리 발동으로 하루만에 하락 반전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 주요 기술주들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습니다.

1338.46p로 갭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꾸준히 늘어나는 외국인 매물부담 속에서 1340선 전후의 좁은 등락을 거듭하다 전일대비 27.41p(2.00%) 내린 1340.28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일 10거래일만에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하루만에 4442억원 매도우위로 돌아섰고, 개인과 기관이 각각 2364억원, 1993억원(투신 +1853억원) 순매수로 대응했습니다.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1969억원 순매수)를 중심으로 3853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습니다.

리세션 우려로 아시아 증시들이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일본 증시는 추가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힘입어 나홀로 상승했습니다.

닛케이지수가 1.06% 오른 반면, 상하이종합(-1.12%), 가권(-0.86%), 항셍(-4.96%) 지수 등은 나란히 하락했습니다.

철강株, 철강경기 하강 우려 급락

대표적 산업재로서 경기둔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철강주들이 세계 철강수요 감소 및 환율인상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 우려로 큰폭 하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습니다.

전일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발표한 POSCO가 향후 수익성 둔화 우려와 대우조선해양 입찰 관련 불확실성이 중첩되며 8.52% 폭락, 철강주들의 약세를 주도했습니다.

POSCO의 급락으로 철강주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현대제철(-6.81%), 동국제강(-6.28%), 문배철강(-6.07%), NI스틸(-5.14%) 동부제철(-3.56%), BNG스틸(-3.16%) 등의 주요 철강주들이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전일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던 조선주들 역시 경기침체 부담에 위축되는 양상이었고 대부분 외국인 매물을 맞으며 큰폭 밀렸습니다.

최근 외국인 매도 타깃이 돼버린 대우조선해양이 8.71% 급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중공업(-5.41%), 삼성중공업(-3.33%), STX조선(-2.69%), 한진중공업(-5.68%) 등이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반면 경쟁사대비 수익성과 성장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현대미포조선은 외국인 매수와 더불어 1.43% 올랐습니다.

한편 경기에 둔감한 통신, 의약품주들로 매기가 쏠리면서 신풍제약(3.36%), 유한양행(3.35%), 중외제약(2.25%), 일양약품(2.05%), LG생명과학(0.88%) 등의 제약주들이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LG텔레콤(4.81%)과 SK텔레콤(0.47%)이 강세를 기록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업종이 7.19% 폭락했고, 건설, 은행, 의료정밀, 운수장비, 기계, 전기전자업종, 금융, 운수창고 등 대부분 업종이 2%~3%대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美증시 기술주들의 급락 여파로 삼성전자(-2.32%)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2.98%), LG전자(-1.40%), 하이닉스(-4.26%), 삼성SDI(-1.40%) 등의 대형 IT주들이 약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LED사업 기대감이 살아있는 삼성전기(1.51%)는 오름세를 탔습니다.

최근 코스닥 시가총액상위주들중 눈에 띄게 급등했던 조선기자재주들은 조선주들의 급락에 다소 위축된 듯, 태광(-5.23%)과 성광벤드(-5.70%)를 비롯해 평산(-4.96%), 태웅(-1.89%) 등이 나란히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산 넘어 산, 신용위기 고비 넘으니 경기후퇴

금융위기 확산과 함께 패닉에 빠졌던 세계 금융시장은 주요국들의 정책공조와 무제한 달러공급 의지 피력 및 은행 보증 지원에 힘입어 일단 표면적으로는 안정을 찾는 모습입니다.

극심한 달러 기근현상과 그에따른 불안감이 진정되면서 LIBOR 금리(런던은행간 금리)는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전일은 특히 지난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각국 정부가 은행간 자금거래를 내년까지 지급보증하기로 약속하면서 최고의 신용을 자랑하는 은행사이에서조차 막혔던 돈줄이 살짝 풀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로써 실제 신용경색 수준을 넘어 심리적 요인에 의해 과도하게 부풀려졌던 돈가뭄은 이성을 찾기 시작한 시장에서 냉정하게 재평가되는 흐름입니다.

반면, 각국의 금융지원책에 대해 걸었던 과도한 기대감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식는 분위기입니다.

미국의 고강도 금융지원책은 당초 계획했던 '부실채권 매입'이 아닌 '금융기관 자본확충 강화(우선주 매입)'로 변경됐습니다. 금융기관의 유동성 투입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은행 지분매입 지원방식은 금융기관의 단기 유동성 개선에는 즉각 효과를 내지만 '신뢰의 위기' 근원인 '부실자산 거품'을 해소해주지는 못합니다.

고강도 구제금융지원대책들이 신용위기의 근본 원인을 치유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회의론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봅니다.

미국과 유럽 정부가 은행간 거래를 무제한 지급보증하는 초강수를 둠으로써 신용불안감이 다소 완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부실자산의 상각 여부를 금융기관에 일임함으로써 부실자산이 언제 제거될지는 불투명해졌습니다.

유동성 지원에도 불구 금융기관들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제거되지 못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신용불안감은 오랜기간 남게됐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다소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시선은 신용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신용경색이 장기간 지속되고 투자 및 소비위축과 함께 고용시장이 냉각되면서 경기후퇴(recession) 진입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습니다.

경기후퇴의 공식적인 정의인 '2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락'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지만, 신용위기 지속과 실물경제의 시차, 글로벌 신용위기의 진앙지인 주택시장의 침체 지속 등을 감안해 볼 때 경기후퇴는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8월 신규주택판매나 9월 비농업부문 고용 등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미국의 경기후퇴 진입 가능성을 두둔해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기후퇴 진입 여부'가 아니라 '심각한 경기침체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국의 은행 자본확충 계획은 잠재적인 치료약이 될 수는 있을 것"이지만 "위기가 이미 전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내경기 역시 신용경색이 실물경기 침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은 11만2천명으로 3년7개월만에 가장 저조했습니다.

예견된 기술적 조정

뉴욕증시가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섰으나 전일 11%대의 폭등세를 기록한 것을 감안한다면 이날 조정 강도는 양호한 수준입니다.

국내증시 역시 숨고르기를 보였으나 사흘간 저점대비 200p 가량 숨가쁘게 질주한 뒤의 조정치고는 건실한 조정이라 하겠습니다. 단기 차익매물을 걸러내고 상승갭을 일부 메우는 예견된 수준의 기술적 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셈입니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에도 불구 코스피지수는 사흘째 양봉, 즉 적삼병을 기록하며 체력이 현저히 개선됐음을 시사했습니다.

요컨대, 그간 말씀드려온대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이상 글로벌 증시의 큰 추세에 변화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단기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신용경색이 다소 완화되면서 증시는 하락추세내에서 안도랠리를 펼치고 있을뿐입니다.

그러나 이날 조정으로 안도랠리가 마무리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시점입니다. 예견된 숨고르기 이후 추가 반등을 펼칠지, 바닥다지기에 나설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변동성 관련 대외변수인 신용위기가 절정을 지나면서 최근과 같은 극심한 하락변동성을 경험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닝시즌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전일 호실적을 발표한 POSCO와 LG디스플레이의 약세에서 보듯 증시는 지난 실적보다 향후 실적 전망이 양호한 주식들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신용위기에 가려져 잠복해있던 경기침체 악재가 머리를 들기 시작한 만큼 당분간 경기변동에 민감한 소재주, 산업재 등에 대해서는 신중한 대응이 요구되며, 이익안정성이 높은 경기방어주와 향후 실적개선 가시성이 높은 턴어라운드주들로 시야를 좁힐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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