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뉴노멀 시대’에도 일자리가 진리다

입력 2020-05-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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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부국장 겸 유통바이오부장

서울 여의도 IFC몰 지하 CGV 여의도점 입구에 들어서면 로봇이 다가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다. ○○영화 상영관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관이라고 답해 준다.

잠실 롯데월드몰 3층 커피전문점 달콤커피의 로봇카페 ‘비트’에 가면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준다. 2018년 처음 선보인 ‘비트’는 현재 쇼핑몰, 대형마트,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7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동안 일부 서비스업 매장에서 IT기술 맛보기로, 혹은 손님 관심 끌기로 해오던 로봇 서비스가 코로나19 이후 실제 영화관, 호텔, 카페, 식당 등에서 펼쳐지는 풍경이 됐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 업종은 언택트(Untact·비대면) 서비스 도입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이 자명하다. 비대면 서비스가 확산되면 전염병 감염 부담이 줄어들어 안심이 되긴 하지만 그간 이 일을 해온 사람들은 결국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내가 아는 주변 사람들 중에서도 호텔 직원, 카페 알바로 일하던 사람들이 당장 일자리를 잃었다. 대학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K 씨는 지난해 말 서울 시내 4성급 호텔에 취업했다. 3개월의 수습 기간 중에 코로나19가 발생해 손님이 급감하자 단축근무를 하다 4월에는 한 달간 무급휴직까지 감내하고 5월 다시 출근했지만, 결국 1년 미만 입사자라 권고사직을 당했다. 대학 휴학 중 서울 강남 영화관 옆 카페에서 바리스타 아르바이트를 하던 L 씨는 코로나19로 영화관 손님이 급감하자 알바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카페 방침에 따라 해고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안정화로 접어드는가 싶더니 다시 클럽발 확진자 증가로 불확실성이 고개를 들면서 종식으로까지 가는 길은 아직 난망이다. 오히려 코로나의 위협이 장기화, 일상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함에 따라 코로나가 초래한 우리 일상의 혁명적인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

앞으로 설사 코로나 광풍이 종식된다 하더라도 이제 전 세계는 코로나 이전으로 완전하게 돌아갈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질서, 이른바 ‘뉴노멀’은 불가피하다.

코로나19는 치료제도, 백신도 언제 개발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치료제·백신 없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비대면 문화는 그만큼 더 깊게 뿌리내리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의 가장 확실한 새 질서는 비대면 사회의 등장이다. 온라인 개학부터 화상회의, 온라인 종교활동, 원격진료, 드론 배송, 로봇 서비스 확산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표하던 현상들이 한꺼번에 우리 일상으로 훅 들어와 버렸다.

그런데 비대면 사회와 4차 산업의 득세 등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은 기존 산업에 타격을 가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실업은 필연적인 수순이 된다. 이미 타다 불법화, 원격진료 불가 등 디지털 추세와 역방향으로 돌진하는 사례들이 국내 도처에 널려 있다. 실업을 최소화하면서 일자리를 지켜내려면 전통 산업과 신산업의 충돌 과정에서 낡은 규제를 빠르게 없애 시간과 인력 등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산업구조와 사회의 변화, 소비 활동 등이 새롭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실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3주년 대국민 특별연설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국판 뉴딜을 통해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는 한편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것이지만 한편으로 기존 일자리를 많이 없애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이들을 어떻게 새로운 일자리로 옮겨갈 수 있도록 해주고,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느냐가 앞으로의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자리가 의지나 선언만으로 만들어지거나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움직이고, 새로운 상품과 시장이 만들어지고, 소비가 뒤따라야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무리 많은 것이 바뀌고, 어떤 뉴노멀이 등장하더라도 결국은 일자리가 진리다. h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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