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평의 개평(槪評)] 코로나發 금융 부실…‘마스크’가 필요해

입력 2020-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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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차장

미용실을 가지 못해 덥수룩한 머리를 질끈 묶고 다닌 지 한 달이 넘었다. 평소 한 시간은 대기해야 했던 맛집에도 줄을 서는 사람이 없지만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감소폭은 눈길을 끌고 있지만, 나라 안팎 감염 확산은 계속되고 있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도 여전하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까지 연장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줄폐업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은행권을 비롯한 보험, 카드, 캐피털,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기존 대출에 대해 6개월 이상 원금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 상환을 유예해 주기로 했다.

정부가 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금융사를 통한 각종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취약계층 대출이 많은 제2금융권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부분의 업체 매출이 급감해 대출 상환이나 이자 납부 연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저축은행 전체 대출 연체율은 감소했지만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상승했다.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2018년 말 4%에서 2019년 말 4.3%로 증가했다. 개인사업자에는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올해다. 코로나19 여파로 개인사업자의 대출금 상환능력이 떨어질 경우 저축은행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저축은행이 집행한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13조356억 원에 달한다.

가계 대출 역시 안심할 수 없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가계 대출 연체율은 3.6%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했지만, 저축은행 특성상 대출자 가운데 취약 계층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취약 차주의 카드론 부실 가능성에 카드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카드대출(현금서비스·카드론) 이용액은 105조2000억 원으로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카드론은 46조1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한 반면에 현금서비스는 59조1000억 원으로 2.8%(1조6000억 원) 감소했다.

카드론 대출금리는 카드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5~20%다. 은행권 신용대출 등과 비교하면 3~4배 이상 높다. 매월 수입이 안정적인 직장인보다는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월별 수입이 일정치 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카드론 사용자의 60~70%는 다른 은행과 2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은 신용등급 4~6등급의 다중 채무자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이자 상환 유예가 채무 상환 의지를 약화시키고 도덕적 해이를 양산해 부실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채무자에 대한 관리가 어려워진다는 점도 있다.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그 이후가 관건이다. 장기적으로 금융기관의 채무자 관리와 취약차주의 금융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좀더 세밀한 대책이 추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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