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ㆍ저유가 '직격탄'… 해외 건설현장도 '셧다운' 비상

입력 2020-03-27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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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막혀 인력수급ㆍ자재 조달 차질…공사 중단ㆍ수주액 급감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건설공사 현장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가 간 입국 제한으로 인한 인력 수급 등으로 공사가 잠정 중단되면서 먼지만 날리는 해외 현장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국내 건설사들이 맡고 있는 해외 건설현장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상치 못한 저유가가 연초 잘 나가던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어 건설업계의 시름은 점점 깊어질 전망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35억 달러(약 4조2934억 원) 규모의 방글라데시 파드마 교량 공사가 중단됐다. 방글라데시 정부가 중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긴 영향이다. 이 공사 현장에 투입된 중국인은 전체 인력 1000여명 가운데 3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억 달러 규모의 스리랑카의 포트 시티 건설현장 역시 중국인 기피 현상 확산에 스리랑카 정부가 중국 인력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조치를 취하면서 공사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공사 차질은 중국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현장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정부가 자금력을 동원해 자국 국영기업을 전략적으로 지원하면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사례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의 무서운 확산세에 입국 제한이나 이동 제한을 하는 국가가 많아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현장도 중단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엔 문제가 없더라도 인력 수급이나 자재 조달 문제가 언제든 발등에 불이 될 수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특히 발주처가 공기 지연의 원인인 코로나19 사태를 '불가항력 사항'으로 보는지가 향후 분쟁 여부의 핵심이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미래기술전략실장은 "사업장별로 계약 규정이 다른 만큼 이동 제한과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공사 중단, 공기 연장 사태를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공기 지연으로 인한 간접비 발생을 발주처가 인정하는지 여부가 리스크 확대 여부를 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가간 이동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막판 수주 협상과 계약을 치러야 하는 프로젝트의 일정이 지연되거나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달러 대까지 곤두박질 친 국제유가에 잘 나가던 해외 수주 기세도 한풀 꺾인 상태다.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최근 사흘 연속 강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유가는 배럴당 24.49달러에 그치고 있다. 브렌트유 역시 30달러에 못 미친다.

문제는 저유가의 장기화 가능성이다. 경기 둔화와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석유 수요는 급격히 감소하는 반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유가 전쟁으로 석유 감산이 실패로 이어지면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고유가를 기반으로 재정을 운영하는 중동 산유국들은 재정 지출을 축소하고, 이는 석유 관련 사업 발주 감소와 수주 위축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특히 우리나라 해외 수주는 중동 플랜트 의존도가 높아 저유가가 장기화하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 2015~2016년 유가가 급락하면서 중동지역의 발주가 줄줄이 취소돼 2016년 중동 발주 규모는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2016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이 3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올해 초 정부가 목표치로 제시한 300억 달러 목표엔 이미 비상이 켜졌다.

이날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100억 달러로 전년 동기(46억 달러) 대비 117% 늘었다. 다만 이는 이달 초 증가폭(40억→95억 달러, 137.5%)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해외건설협회 측은 당장 중동발 프로젝트 발주 지연과 취소가 가시화된 것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이 연초 계획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손 연구원은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주력시장인 중동과 플랜트 부문이 국제유가의 등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 확산과 저유가 영향에 따른 대비 전략을 건설업계가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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