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의 4차 산업혁명] ‘코로나 전쟁’에 참전한 中 첨단기술 기업

입력 2020-02-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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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교수, 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들이 정부와 함께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동원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싸움에 나서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 기업들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AI) 등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을 총동원해 ‘코로나 전쟁’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상거래 거대기업 알리바바의 과학연구기관인 다모아카데미는 중국 동부 저장성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자동 게놈 검출 및 분석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AI 진단 기술로 의심환자의 유전자 분석 시간을 수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오피스 툴인 딩톡이 개발한 홈 오피스 시스템의 전체 서비스 라인을 1000만 개 기업에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춘절 연휴를 2월 2일까지 연장한 후 처음으로 출근한 3일, 거의 2억 명의 사람들이 이 딩톡을 이용했다고 한다.

텐센트는 실시간 오디오와 비디오 통신을 위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300명이 한번에 온라인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무료 클라우드 지원으로 우한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교실과 스마트 캠퍼스를 만들어 주었다. 바이두는 중국 의학협회 베이징 지부가 시민들에게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불과 6일 만에 온라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베이징 병원 호흡기 및 감염부서 소속 의사 1000여 명이 접속하는 5세대 초고속 통신망(5G), AI, 화상통신, 원격의료 기술을 채택하고 있어 의사들이 실시간 영상과 온라인 메시지를 통해 질문에 답할 수 있다. AI 기업 메그비이는 기술자들이 섭씨 0.3도 이내의 오차범위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쓴 사람들을 더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최적화했다.

중국의 첨단 과학기술이 디지털 및 사이버 공간 정책 프로그램 그리고 네트워크 정치뿐만 아니라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퇴치에도 대거 활용되는 양상이다. 미국 외교평의회(CFR)는 3가지 측면에서 이를 분석하고 있다.

첫째, 의료 최전선에 있는 의사, 간호사, 일반 지원자 등에 대한 기술지원이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화웨이는 모두 우한에 새로 건립된 훠선산 병원에 5G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컴퓨터 업체 레노버도 장비를 기증했다. 알리바바는 백신과 신약 개발에 필요한 모든 AI 기능을 공공 연구기관에 무료로 제공한다. 사이버 보안업체 지안신은 정부 부처, 의료 및 질병관리센터, 언론 등 발생 예방과 통제에 관여하는 단체에 무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둘째, 의료 사업자와 피해자들에게 돈,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25억7500만 위안(약 4조4000억 원)이 넘는 돈이 기부된 것으로 집계됐다. 알리바바는 10억 위안의 의료장비 특별기금, 텐센트는 3억 위안의 예방관리기금, 바이두는 3억 위안의 의약품 연구개발기금을 설립했다.

셋째, 중국 지도자들이 정보의 흐름을 장악하도록 기업이 돕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악성 루머를 퍼뜨리거나 정부의 대책을 비판할 경우 최고 15년 징역형에 처한다고 밝혔다. 위챗은 전염병과 관련된 소문을 악의적으로 퍼뜨린 사용자들에 대한 계정 기능을 영구적으로 금지하거나 제한하기로 했다.

반면 바이두와 위챗은 보건당국인 병원과 보건소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은 인터넷상에서 유해정보와 루머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기경보, 실시간 교통 업데이트, 공중보건 제안, 예방 및 통제 정보가 담긴 40억 개 이상의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이러한 IT 대기업들의 행태는 중국 정부가 이 기술기업들을 장악해 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보 흐름을 통제하고 있다는 비판을 초래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이번 사태를 통해 중국 정부와 첨단기술 분야 기업 간의 관계가 훨씬 공고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의 첨단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가 보다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전쟁’에서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꺼낸 제4차 산업혁명 기술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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