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택지지구 인근 아파트 후광효과 없다

입력 2008-09-04 09:20 수정 2008-09-0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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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택지지구에 속하는 아파트보다 못하죠.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라고 해도 단지 배치나 용적률 등을 볼 때 확실히 떨어집니다"

이른바 '후광 효과'를 내세우는 수도권내 인기 택지지구 주변 비택지지구에 들어서는 아파트가 정작 투자가치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후광효과' 아파트는 시행사들이 택지지구에 속하지 않은 주변 땅을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 경우 이러한 '인근 아파트'들은 택지지구 아파트와 달리 기반시설이나 편의시설을 짓지 않고도 분양할 수 있다.

더욱이 도로, 학교, 청사 등 기반시설 부담이 없어 공사비용이 사실상 적게 들어감에도 대형 건설사 브랜드의 경우는 분양가를 택지지구 물량보다 더 높게 책정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이 같은 '인근 아파트'는 시행사나 건설사로선 적지 않은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알토란' 같은 상품이다.

건설사들은 이러한 '인근 아파트'를 분양할 때도 '후광효과'를 우선 강조한다. 즉 택지지구 아파트가 본격 입주를 시작하면 택지지구 인 것처럼 '묻어' 갈 수 있음을 수요자들에게 홍보하는 것이다. 또 그렇게 하기 위해 지역명을 반드시 아파트명 앞에 붙이는 것이 불문율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이후 수도권과 인천시 택지지구에서 인기를 끌었던 '인근 아파트'들은 결국 '인근 아파트' 신세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곳이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 엠코가 지은 인천 부평구 삼산동 삼산에코타운이다. 지난 2002년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 건설사로 탄생한 엠코가 첫 주택사업으로 진행한 이 단지는 바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천시 부평구 삼산택지지구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부지로 들어선 단지로, 엠코는 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 다이모스 부지에 엠코타운을 지었다.

분양 당시 엠코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2005년 3월 당시 인천지역 동시분양 1순위 청약에서 접수를 마감한 바 있다.

엠코타운은 자사 첫 브랜드 아파트란 점을 감안, 인천지역 내 최초로 주차장을 100% 지하화해 단지안 녹지율을 44%까지 높이며 친환경아파트로 설계했다.

이에 따라 분양가도 월등히 높았다. 우선 중형 주택을 보면, 엠코타운 109㎡(구 33평형)의 경우 분양가는 2억5600만원으로, 이보다 2년 반 전인 2002년 9월 분양한 삼산택지지구 내 신성미소지움 126㎡(38평형)형의 분양가인 2억140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3.3㎡당으로 계산해 볼때 777만원으로 신성미소지움 126㎡형의 3.3㎡당 분양가 563만원보다 3.3㎡당 110만원 가량 높은 분양가다.

대형평형의 경우 분양가 차이는 더 커진다. 엠코타운 152㎡(46평형)의 경우 분양가는 3억8550만원으로, 삼산 신성미소지움 155㎡(47평형)형의 분양가 2억7120만원보다 1억1000만원 높았다. 3.3㎡당 분양가로 산정해볼 때 838만원인 엠코타운 152㎡형은 577만원인 신성미소지움 155㎡보다 무려 260만원 가량 더 높은 셈이다.

엠코는 고급 아파트를 짓는다는 근거를 들어 비싼 '인근 아파트'를 분양했지만 입주를 마친 현재 상황은 정반대다. 먼저 엠코타운 109㎡의 현재 시세는 3억4000만~3억5000만원 선으로 택지지구 내부에 지어진 신성미소지움 126㎡의 시세 4억7000만~5억5000만원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벌어져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시세는 엠코타운이 분양하기 3년 전에 분양한 택지지구내 삼산주공6단지 106㎡형의 시세인 3억5000만~4억원 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2년 6월 공급된 주공6단지 106㎡의 분양가는 3.3㎡당 493만원인 1억5770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엠코타운은 자사 브랜드 위상을 위해 분양자들에게 1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힌 셈이다.

물론 삼산주공 6단지는 엠코타운이 자랑하는 '국내 최초 홈네트워크 더블AA등급 인증'도 획득하지 않았다.

엠코타운은 지난 달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소비자만족도 우수 단지'에 선정될 정도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인 점을 감안, '최고의 아파트'를 지었다는 게 엠코의 주장이었지만 투자가치면에서는 중견건설업체인 신성미소지움은 커녕, 주공의 공공분양 아파트도 당하지 못한 것이다.

이 같은 이유는 결국 집값은 집이 위치한 땅의 가치에 기인한다는 부동산 시장의 속설 때문이다. 여기에 삼산 엠코타운은 수익성을 위해 용적률도 227%로 택지지구 물량 용적률 보다 다소 높여 분양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택지지구 인근 아파트는 결국 택지지구 '무임승차' 성격이 있어 택지지구 아파트값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일반적" 이라며 "택지지구와 비택지지구 물량은 지역난방과 개별난방이란 차이도 있고 더욱이 엠코타운 단지 뒷편은 기존에 형성됐던 저층 주거지역과 붙어 있어 상업지역 등과 도로로 이격돼 있는 삼산택지지구 보다 주거환경에서 월등히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삼산지구 이외에도 같은 2002년 경 분양됐던 경기도 화성시 태안택지지구 주변을 들 수 있다. 주공이 조성한 화성 태안지구는 주공 아파트와 신창미션힐 등 비인기 브랜드 아파트만 있지만 이들 아파트의 시세는 주변 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에 들어선 삼성래미안, 대우푸르지오 등 여타 대형 브랜드 아파트보다 높게 형성돼 있는 상태다.

부동산 전문가들도 이 같은 '인근 아파트'에 주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센터장은 "택지지구 인근 아파트가 이른바 '후광효과'를 노린다면 택지지구 내 물량은 후광효과를 발휘하는 물량"이라며 "이러한 '인근 아파트'는 대형 브랜드를 내세워 택지지구 물량보다 분양가를 높여 분양하는 경우가 많지만 투자가치는 높지 않음을 감안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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