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영국 냉동트럭 사망자 신원 확인 DNA 채취…당국 “유럽 대신 한국·일본 가라” 권유

입력 2019-10-28 13:5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비극 관련 최소 24가구가 실종 신고

▲베트남 하노이의 한 성당에서 27일(현지시간) 지난주 영국 냉동트럭에서 발견된 39명의 희생자를 상징하는 촛불을 켠 채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베트남 경찰은 이날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냉동트럭 사망자 신원 확인을 위해 DNA 샘플을 채취했다. 하노이/로이터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의 한 성당에서 27일(현지시간) 지난주 영국 냉동트럭에서 발견된 39명의 희생자를 상징하는 촛불을 켠 채 추모행사가 열리고 있다. 베트남 경찰은 이날 실종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냉동트럭 사망자 신원 확인을 위해 DNA 샘플을 채취했다. 하노이/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지난주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트럭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돼 전 세계에 충격을 준 가운데 희생자들이 초기 예상과 달리 중국이 아니라 베트남 출신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베트남 경찰이 영국 냉동트럭 사망자의 신원 확인을 위해 실종자가 있다고 신고한 가족들을 대상으로 DNA를 채취했다고 28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주 냉동트럭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31명의 남성과 8명의 여성에 대해 초기에는 모두 중국인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베트남에서 실종된 자신의 가족이 냉동트럭 사망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신고가 계속 접수되면서 베트남 정부가 사태 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베트남 언론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번 비극과 관련해 최소 24가구가 당국에 실종 신고를 했다. 모두 베트남에서도 빈곤한 지역으로 알려진 응에안성과 하띤성 출신이다. VN익스프레스는 응에안성 경찰이 이날 실종자 가족으로부터 DNA 확인을 위해 모발과 손톱 등을 채취했다고 전했다.

영국 경찰은 전날 “시신 39구를 모두 수습해 현재 부검을 위해 시체 안치소에 갖다놓은 상태”라며 “아직 희생자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고 이들의 신원을 증명할 문서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 식별을 위해 휴대폰을 포함해 500개가 넘는 물품을 조사하고 있다”며 “이번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한 희생자 신원 파악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이들의 국적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놓고 살펴보고 있다. 신원 확인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베트남 사회는 이미 희생자들이 자국 출신일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실종자의 부친은 SCMP에 “내 아들이 2017년 유럽으로 떠나 러시아에 처음 도착한 후 우크라이나와 독일을 거쳐 프랑스의 식당에서 일했다”며 “아들이 죽은 것이 확실하다. 아들은 사망 이틀 전에 전화를 걸어 영국으로 건너가는 이민자 대열에 합류하고자 파리로 간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실종자들은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막대한 빚을 지더라도 유럽으로 건너가려 했다. 위의 실종자 부친에 따르면 아들을 유럽으로 보내기 위해 1만9000달러(약 2200만 원)의 빚을 져야 했다. 이후 아들이 매월 1000달러 이상을 보냈으나 여전히 5000달러를 갚아야 했다. 이에 아들이 무리하게 영국으로 건너가려다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친은 “아들과 전화한지 사흘 뒤에 밀수조직 일원으로 의심되는 사람으로부터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띤성의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당국은 주민에게 유럽 대신 합법적 지위를 확보하기 쉬운 한국이나 일본을 갈 것을 권유하고 있지만 유럽으로의 불법 이민이 퍼져 있다”고 한탄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전날 밀입국에 대한 조사와 사망자 신원 확인을 지시했다. 그는 “불법 이민은 매우 위험하다”며 “이런 생각은 재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속보 '형제자매에게 유산상속 강제' 유류분 제도 위헌
  • '빅테크 혼조'에 흔들린 비트코인, 변동성 확대…솔라나도 한때 7% 급락 [Bit코인]
  • "빈껍데기 된 어도어, 적당한 가격에 매각" 계획에 민희진 "대박"
  • '범죄도시4' 개봉 2일째 100만 돌파…올해 최고 흥행속도
  • “안갯속 경기 전망에도 투자의 정도(正道)는 있다”…이투데이 ‘2024 프리미엄 투자 세미나’
  •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양현종, '통산 170승' 대기록 이룰까…한화는 4연패 탈출 사력 [프로야구 25일 경기 일정]
  • 오늘의 상승종목

  • 04.25 14:24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400,000
    • -3.64%
    • 이더리움
    • 4,533,000
    • -3.08%
    • 비트코인 캐시
    • 688,500
    • -5.68%
    • 리플
    • 758
    • -3.93%
    • 솔라나
    • 211,500
    • -6.91%
    • 에이다
    • 683
    • -6.05%
    • 이오스
    • 1,262
    • +2.52%
    • 트론
    • 164
    • +0.61%
    • 스텔라루멘
    • 163
    • -4.68%
    • 비트코인에스브이
    • 96,750
    • -6.43%
    • 체인링크
    • 21,160
    • -4.51%
    • 샌드박스
    • 659
    • -8.0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