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익 인텔리콘 대표 "법률 AI, 변호사 능력을 강화하는 도구"

입력 2019-10-17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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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변호사, 밤에는 AI 연구자…"정부 지원 필수, 시스템 고도화 중"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제공=인텔리콘)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제공=인텔리콘)

도대체 뭘 하는 사람일까. 대학 시절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수리심리학과 뇌과학을 공부했다. 공학도가 사법시험에 도전하더니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법률 정보 시스템과 챗봇을 만들었다. 낮에는 변호사로, 밤에는 연구자로 일하는 임영익(49ㆍ사법연수원 41기) 인텔리콘 대표를 만났다.

임 대표는 "미국으로 건너 갈 당시 유튜브가 구글에 거액으로 팔리고, 망해가던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들고나오고, 딥러닝 논문이 발표되는 등 심상치 않은 일이 계속 터져 나왔다"며 "이런 환경을 관찰하면서 인공지능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의 탄생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임 대표의 직감으로 탄생한 것이 바로 법률 AI '알파로'이다. 지난 여름 법률 인공지능 콘퍼런스에서 알파로는 단연 화제였다. 이날 열린 경진 대회에서 인공지능 팀이 인간 변호사들을 누르고 압승을 거뒀다. 법조계에는 신선한 충격이 전해졌다. 법률과 기술이 결합된 리걸테크(Legal Tech) 시대가 예상치 못하게 빠르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최초 인공지능의 등장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컸다. 법률 AI에 대한 법조계의 거부감도 심했다. 리걸테크를 선도하는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법률가들이 리걸테크 기업을 상대로 고소ㆍ고발을 이어갔다. 법원은 기업의 손을 들어줬으나 그 틈새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임 대표는 "법률 AI를 이용한 자동화 서비스를 변호사들이 도입하거나 직접 개발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최근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우리나라도 알파로 운용을 경험한 변호사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법률 AI가 변호사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능력을 강화하는 도구가 된다는 인식이 퍼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법무법인 대륙아주는 법률 AI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대륙아주는 인공지능 검색기 유렉스를 받아들여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임 대표는 "계약서 분석 시스템인 알파로는 책임성 문제와 변호사법 위반 문제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 중"이라며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마치게 되면 머지않아 현업에 투입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법률 AI의 수준을 향상시키려면 정부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우리나라는 성문법에 기반을 둔 대륙법 체계로 관련 법령을 찾거나 법률을 추론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데이터 확보가 절실하다는 뜻이다. 임 대표는 "법률 AI 학습을 위한 관련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문제"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판례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법조계도 세차게 흐르는 물에 몸을 담고 파고를 함께 헤치고 나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우뚝 서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법률 AI에 대한 인식이 초기 단계이지만 반발의 시기를 넘어 이제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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