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에까지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 소비자들 ‘대용량 세제’ 찾다

G마켓 가용비 치약 판매 3배↑… 6ℓ 피죤·2ℓ 다우니 등 선보여

경기 불황에 ‘대용량 생활용품’ 수요가 늘고 있다. 가격 대비 용량을 뜻하는 ‘가용비’ 트렌드가 식품업계, 화장품업계를 넘어 생활용품업계로까지 번진 것이다. 생활용품업계에서는 대용량 바디워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등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29일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용량 주방세제, 치약의 경우 3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3%, 198% 상승했다. 티몬에서 판매하는 대용량 제품 역시 상승세를 나타냈다. 티몬에서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대용량 샴푸와 세탁세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각각 32%, 38% 신장했다.

▲애경산업 ‘샤워메이트 내추럴 바디워시’ 대용량 제품. 사진제공=애경산업

생활용품업계 역시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기존 용량보다 2~3배 늘린 대용량 라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2월 바디워시 제품인 ‘샤워메이트’의 대용량 라인을 출시했다. 기존 제품이 500~900㎖였다면 샤워메이트 대용량 제품은 1200~1500㎖다. 애경산업 샤워메이트 대용량 제품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7.4% 성장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이킹소다가 함유된 파워액체세제 테크 8ℓ. 사진제공=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역시 지난 1월 섬유유연제 브랜드 ‘샤프란 아우라(AURA)’를 대용량으로 선보인데 이어 세탁세제 ‘테크’도 대용량으로 선보였다. 이들 제품의 대용량 버전은 기존 3ℓ에서 2.6배가 큰 8ℓ다. ‘테크 파워 액체세제 8ℓ’는 용기 1개로 드럼 7㎏ 기준 160번 정도의 빨래를 할 수 있다. 테크의 경우 기존 제품(3ℓ)보다 대용량 제품(8ℓ)의 ℓ당 가격이 1937원가량 저렴하다.

피죤의 경우 6ℓ짜리 대용량 섬유유연제 ‘피죤 프리리엄’과 세탁세제인 ‘액츠 퍼펙트’를 판매하고 있다.또 다음 달부터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세탁 세제를 출시하는 글로벌 세제 제조사 P&G 역시 다우니 세탁세제의 용량을 2~3ℓ 대용량으로 선보였다. 생활용품업계에 번진 가용비 트렌드에 따라 P&G는 처음 출시하는 세탁세제를 대용량으로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생활용품업계 관계자는 “용량이 클수록 단위당 가격인 저렴해지는 만큼 대용량 생활용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또 오프라인에서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는 건 무게 등으로 인한 부담이 있었지만,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대용량 구매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점도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에서도 단순히 용량만 늘리는 것에서 나아가 특수 펌프를 달아 간단한 펌핑으로 필요한 용량만큼 덜어쓰기 좋게 대용량 제품의 편의성을 높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