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율 급등·증시 폭락, 금융 위기감 커진다

입력 2019-08-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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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했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7.3원 오른 1215.3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200원을 넘은 것은 2017년 1월 9일(1208.3원)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외환거래 시작과 함께 환율이 치솟았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있었으나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배제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환율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발표 이후 지난 1개월 사이 50원 이상 올랐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의 악재까지 겹쳐 원화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9월부터 중국산 수입품 3000억 달러어치에 10%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기피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주식시장도 폭락했다. 2일 2000선이 무너진 코스피지수는 5일 51.15포인트(2.56%)나 급락한 1946.98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으로 매도에 나섰다. 코스닥지수도 600이 붕괴됐다. 전 거래일보다 45.91포인트(7.46%) 내린 569.79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장중 6%대의 낙폭을 보이자,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3년 1개월 만에 발동됐다.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시장은 한·일 경제전쟁이 금융분야로까지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일본계 자금은 13조 원(6월 말 기준) 정도로 전체 외국인 자금의 2.3%, 채권시장은 1조6000억 원으로 1.3%를 차지해 비중이 미미하다. 그러나 이 수치만 볼 일이 아니다. 작은 규모라도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나타나면 환율을 크게 자극하고, 다른 해외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거시경제 지표가 추락하고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펀더멘털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추세에, 일본이 의도적으로 이를 부추겨 금융시장을 혼란시키는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

이 경우 국내의 해외투자자금 유출이 가속화하고, 주가 및 채권값, 원화가치가 더 떨어지는 금융시장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금융위원회는 5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리스크 요인들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신속한 대응을 천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금융시장은 양호한 상태로 진단했다. 우리 외환보유액이 4031억 달러에 이르고, 단기외채비율도 31.6%에 그치고 있으며,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도 매우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단기 충격이 시스템 위기로 번질 수 있는 곳이 금융시장이고, 경제전쟁 장기화는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불안 요인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시장을 안정시키는 대응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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