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 주고 약 주나...美전자담배 ‘쥴’, 흑인대학에 88억 기부하고도 욕먹는 이유는?

입력 2019-06-20 11:04 수정 2019-06-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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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공동체 거센 비판…미국서 흑인 흡연 사망률, 다른 인종보다 높아

▲전자담배 쥴이 미국 뉴욕의 한 매장에 진열돼 있다. 뉴욕/AP뉴시스
▲전자담배 쥴이 미국 뉴욕의 한 매장에 진열돼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전자담배업체 ‘쥴 랩스(Juul Labs·이하 쥴)’가 미국의 한 대학에 거액을 기부하고도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달 초 쥴은 143년 전통의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흑인 의과대학인 테네시주 소재 미해리메디컬컬리지에 750만 달러(약 88억 원)를 기부했다. 이는 이 대학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기부액이다. 쥴은 흑인 공중보건 문제를 연구하는 센터 건립을 목적으로 막대한 돈을 기부했다고 한다.

문제는 쥴의 기부가 ‘병 주고 약 준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새로운 센터의 첫 번째 연구과제 중 하나는 인기가 급등하고 있는 쥴과 같은 새로운 니코틴 전달 시스템을 비롯한 ‘담배 제품이 흑인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흑인의 흡연 관련 질병 사망률은 다른 인종과 민족보다 높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것이 흑인 공동체가 발끈한 이유다.

기부 발표 이후 대학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으며 흑인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잇따라 회의를 열어 쥴의 기부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담배업체들이 멘솔 담배 등으로 흑인 소비자들을 겨냥했던 역사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 최근 청소년들이 쥴 등 전자담배를 통해 니코틴 중독에 빠지는 사례도 우려했다.

▲미해리메디컬컬리지 전경. 출처 미해리 웹사이트
▲미해리메디컬컬리지 전경. 출처 미해리 웹사이트
미국 흑인담배방지네트워크의 라트로야 헤스터 대변인은 “쥴은 흑인의 최고 이익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며 “쥴 또한 담배 제품이라는 것이 진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YT는 쥴이 흑인들의 흡연을 촉진하려는 의도가 있는 움직임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쥴은 지난 1년간 흑인 공동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도자들을 컨설턴트와 로비스트로 대거 영입했다. 그 중에는 벤자민 질러스 전 미국유색인종협의회(NAACP) 의장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시민운동 관련 고문인 헤더 포스터 등이 있다.

쥴은 의회흑인지도자재단(CBCF)과 흑인 공동체 신문연맹인 전미신문발행인협회(NNPA) 등에도 기부했다.

미해리의 제임스 E.K. 힐드레스 총장은 기부에 대한 비판에 “새 센터의 연구는 쥴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을 것”이라며 “담배와 니코틴을 연구하는 것은 600만 흑인 흡연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린제이 앤드루스 쥴 대변인은 “우리는 기부에 대해 아무런 조건을 걸지 않았다”며 “쥴과 같은 전자담배가 전반적인 공중보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많은 의문이 있다. 견실한 연구로 이에 대한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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