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사 때문에 손해를 보셨다고요?

입력 2019-06-0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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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필 자본시장2부 기자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기레기’란 말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기자’에 ‘쓰레기’를 더한 합성어다.

언론이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본분을 잊고 사적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이런 비난은 겸허히 수용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양극으로 치닫는 대한민국 현실에서 언론에 대한 비판은 점차 다른 결로 가는 모습이다.

일단 독자와 관점이 다르면 욕을 듣기 쉽다. 정치 기사에 달리는 댓글들이 대표적인 예다. 경제 분야의 경우 관련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주는 기사가 개인주주의 맹비난의 대상이 되곤 한다.

‘기레기가 쓴 근거 없는 소설’, ‘얼마 받고 쓴 것이냐’, ‘계좌 추적해 봐라’ 등 의혹이 이어진다. 기사 작성자의 부모를 욕하는 댓글도 쉽게 볼 수 있다.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고, 당사자에 대한 비난은 어느 정도 기분 나쁜 선에서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위한 비판인지 알 수 없을 때가 허다하다.

투자 판단은 주주 개인의 몫이고, 시장에서 호재나 악재는 크든 작든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호재성 기사로 관련 기업 주가가 올랐다고 해서 주주들에게 감사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악재성 기사로 주가가 떨어졌다고 주주들에게 마구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고 상황은 늘 변하기 때문에 보도 시점의 내용과 이후 실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호재는 물론 악재 내용을 파악하고 이를 알리는 건 기자의 본분인 비판의식과도 궤를 같이한다.

불순한 목적으로 기사를 조작한다면 금융당국의 감시를 받고 법적 처벌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보도해도 될 만큼 우리나라 자본시장과 사법 체계가 허술하진 않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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