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일왕 퍼레이드카로 낙점된 도요타 ‘센추리’...돈 있어도 못 타는 차?

입력 2019-04-29 17:13 수정 2019-04-2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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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즉위하는 일본 나루히토 왕세자의 퍼레이트카로 선정된 도요타자동차의 ‘센추리’가 화제다.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 전 일왕 부부의 퍼레이드 때는 4000만 엔짜리 영국산 롤스로이스 코니시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자국산인 도요타의 센추리를 오픈카로 개조해 쓰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나루히토 새 일왕의 즉위 의식은 5월 1일부터 11월까지 이어진다. 그중 10월 22일 도쿄 도심(고쿄~아카사카)에서 펼쳐지는 새 일왕 부부의 카퍼레이드 행사는 일본 국민이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 중 하나다.

▲도요타 ‘센추리’
▲도요타 ‘센추리’

나루히토 차기 일왕 부부가 카퍼레이드에서 탈 센추리는 일본 밖에선 거의 알려지지 않은 모델이다. 도요타가 일본 내에서만 판매하는 최고급 모델이기 때문이다. 일본 왕실이나 기업 경영자 등 상류층에게만 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시판 모델의 최저 가격은 17만5000달러(약 2억300만 원)다.

센추리 오너 클럽 ‘봉황(鳳凰, 호오)’의 가와하라 히로유키 대표는 “센추리에 특별한 아우라가 있는 것은 뒷좌석에 앉는 사람을 위해 제작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1967년 출시된 센추리는 화려함을 추구하는 사람을 위한 차도 아니고, 속도를 중시하는 사람을 위한 차도 아니다. 한 대 한 대 수작업으로 조립하기 때문에 손에 넣기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돈이 많다고 해서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회적으로 명망 있는 인물로, ‘반사회적 조직’의 일원이 아님을 신원 조회로 확인시킨 사람만 손에 넣을 수 있다.

▲도요타 '센추리' 봉황 엠블럼
▲도요타 '센추리' 봉황 엠블럼

센추리는 작년에 거의 20년 만에 모델 풀체인지를 단행했다. 최신 모델은 좌석에 울 모켓을 채용했다. 가죽 사양도 있다. 내부 인테리어 색상은 검은색과 크림색(도요타에선 프로마주색)이 있다. 프런트 그릴에 있는 봉황 엠블럼은 금속 덩어리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조각한 것이다.

차 보디는 이전과 달라진 게 없이 고전적인 느낌을 유지했다. 이는 부와 지위를 은연중에 내보이는 걸 좋아하는 일본 엘리트 층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센추리 차내에는 구둣주걱 홀더가 붙어있어 탑승자는 쉽게 신발을 벗고 신을 수 있다. 독서등도 설치할 수 있으며, 뒷좌석 콘솔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좌석 등받이가 뒤로 젖혀지며 앞 좌석에서 쿠션이 나오는 구조로 되어 있다. 좌석에는 마사지 기능도 있는데, 이는 뒷좌석에만 설치가 가능하다. 왼쪽 차로 주행인 일본에서는 주로 귀빈이 이 자리에 앉는다.

뒷좌석 탑승구는 앞 좌석보다 낮게 설계됐다. 센추리의 수석 엔지니어 다나베 마사토는 “기모노를 입은 여성의 실루엣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턱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차체 길이는 약 5.30m다. 픽업트럭과 같은 크기로, 도요타의 ‘캠리’보다 46cm정도 길다. 도요타에 따르면 트렁크는 골프가방 4개를 넣을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넉넉하다.

▲도요타 '센추리' 내부
▲도요타 '센추리' 내부

도요타는 중국 등 아시아 부유층을 겨냥해 출시한 4인승 ‘렉서스 알파’에는 샴페인 2병이 들어갈 수 있는 냉장고 옵션을 준비했지만, 센추리에는 그런 옵션을 아예 넣지 않았다. 샴페인을 마시고 떠드는 건 센추리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시대에 맞게 스마트폰 충전용 USB 포트와 터치 스크린 기능은 넣었다.

기존 모델에 비해 거의 달라진 게 없긴 하지만 후드 아래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이전 모델은 V형 12기통 엔진이 탑재됐지만, 최신 모델은 배기량 5ℓ의 V형 8기통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시킨 하이브리드 타입이다. 다만 저연비 ‘프리우스’와는 달리 센추리 연비는 휘발유 갤런당 약 32마일(ℓ당 13.6km)이다.

도요타는 앞으로도 센추리를 해외에 내놓을 계획은 없다고 한다. 신비주의로 희소가치를 높이기 위함이다.

한 트럭 운전사는 WSJ에 “센추리가 옆에 달리고 있으면 신경이 쓰인다”고 말한다. 그 차에 대단한 사람이 타고 있을까 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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