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 비효율적 조정의 지속

입력 2008-07-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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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코스피시장이 다시 불거진 신용 공포감에 3% 가까운 폭락세를 나타냈습니다.

3월 베어스턴스 쇼크 당시 기록했던 저점(1537.53)마저 붕괴되자 투매가 연출되면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500선까지 밀리기도 했습니다.

독립기념일 휴장에서 돌아온 뉴욕증시(7일)는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자본확충 필요성 제기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유가 하락 호재를 압도하며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약보합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계 증권사가 대장주 삼성전자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조정하며 투자심리를 흔들어 놓은데다 외국인들이 매도규모를 확대하면서 장중 4.46%의 깊은 하락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장 막판 프로그램 매수 덕에 낙폭을 일부 만회한 지수는 전일대비 46.25p(2.93%) 내린 1533.47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2634억원 순매도로 22거래일 연속 '팔자'행진을 이어갔고, 개인도 892억원 순매도로 대응했습니다.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 영향으로 기관이 3470억 매수우위를 보인 가운데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비차익거래(+2480억원)를 중심으로 3854억원 순매수를 기록, 유일하게 매수 진영에 서 있었습니다.

신용 우려 금융·건설株 강타

되살아난 모기지발 신용 위기 악몽에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와 주택경기 침체에 시달리는 건설주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투자심리 냉각에 따른 투매성 매물 출회로 대형주(-2.83%) 중형주(-3.64%), 소형주(-3.17%) 구분없는 급락세가 나타났습니다.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6.04%), 건설(-5.97%), 보험(-4.72%), 금융(-4.44%), 증권(-3.73%), 유통(-3.35%), 전기전자(-2.98%) 업종의 낙폭이 컸습니다.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가 제시된 삼성전자(-3.42%)가 외국인 매도공세와 더불어 60만원대 아래로 주저앉은 것을 비롯해 POSCO (-0.92%), 현대중공업(-1.82%), 한국전력(-1.78%) 등의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특히 국민은행은 매수청구가격 하회로 지주사 전환 차질이 우려되면서 무려 8.64%나 급락하며 금융주 약세를 주도했습니다.

미분양 물량 속출 등 주택경기 장기 침체와 금융비용 부담 증가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건설주들이 무더기 급락했습니다.

두바이 데이라 개발 사업성 논란이 일고 있는 성원건설이 하한가에 진입한 것을 비롯해 벽산건설(-9.48%), 계룡건설, 한일건설, 현대건설, 태영건설, 대림산업 등의 건설주들이 실적 우려와 함께 일제히 7% 이상의 급락세를 나타냈습니다.

한편 성지건설은 두산그룹 4세인 박중원 부사장이 코스닥 뉴월코프의 시세조종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12% 급락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코스닥시장은 NHN(0.48%), 다음(0.47%) 등 시총상위 인터넷주들이 모처럼 제역할을 해줬지만 기타 법인을 제외한 모든 수급주체들의 매도로 3.42% 폭락했습니다.

두바이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부문(ITU-R)의 제2차 이동통신 표준화 작업반회의에서 차세대 이동통신(IMT-Advanced)의 기술규격이 결정됐다는 소식에 영우통신, 서화정보통신, 기산텔레콤이 가격제한폭까지 치솟는 등 와이브로 관련주들이 급락장을 거슬러 무더기 급등했습니다.

유가 하락에도 힘 못쓰는 주가..이번엔 신용 경색

속절없이 하락하는 증시가 폭염에 지친 투자자들의 심신을 더욱 지치게 하고 있습니다.

베어스턴스 쇼크 이후 두달여간 진행됐던 베어마켓 랠리 반등분을 모두 토해낸 상태에서 추가로 진행된 폭락이기에 조정을 인내하며 반등을 기다려온 투자자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더욱 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첩된 악재들이 어느것 하나 말끔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분수령으로 지목됐던 FOMC, ECB 금리결정 등의 이벤트들이 기대했던 역할을 수행해주지 못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수세만이 유입되며 잠재적 매물폭탄을 키워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때문에 낙폭과대로 생긴 밸류에이션 매력에도 불구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는 주체를 아직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간 글로벌 증시를 압박하는 핵심변수로 간주돼 온 것은 다름아닌 '고유가'였습니다. 유가의 오름세만 꺾이면 인플레 우려 완화와 더불어 글로벌 증시가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독립기념일 휴장 이후 굵직한 선을 그려줄 것으로 기대됐던 뉴욕증시는 유가의 하락반전에도 불구 해묵은 '신용' 이슈를 꺼내들며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S&P500지수가 전저점을 이탈하며 연중최저치를 경신하는 아슬아슬한 긴장백배의 상황이라, 여유를 부릴 수 없음에도 뉴욕증시는 변곡점에서 미적대고 있습니다.

증시를 연중 최저치로 몰아세운 주된 원인이 유가의 고공행진이 아니라 위축된 투자심리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결국 투자심리의 변화가 있어야 증시도 살아날 것입니다.

침체되고 무기력한 증시 분위기를 쇄신하려면 마치 카타르시스(정화)와 같이 불안심리가 절정에 이르러 외부에 선명하게 표출될 만큼 투심 위축의 정도가 극단적이어야 하는데, 아직 뉴욕증시의 투자심리는 패닉이나 언더슈팅과는 거리가 있는 상황입니다.

한마디로 "비효율적인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입니다.

죽어야 산다고 말씀드린 것처럼 국내증시는 거듭 패닉상황을 연출하고 있지만, 정작 글로벌증시의 바로미터격인 뉴욕증시는 아직 심리적 공황 상태를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단기 바닥에 근접했음을 VIX지수를 통해 알 수 있지만 아직 진바닥에 다다르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유동성 위축 우려

이 같은 심리 변화와 더불어 한가지 더 체크할 것은 '글로벌 유동성 악화' 문제입니다.

3대 악재(인플레, 리세션, 신용경색)중 금융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신용문제입니다. 고유가와 리세션은 공급(원가 상승)과 수요(소비심리 위축) 측면에서 기업실적에 부담을 주지만 당장의 주가 움직임은 기업실적이라는 펀더멘탈 요인보다는 수급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도 불구 지난 5월까지 베어마켓 랠리를 펼칠 수 있었던 배경은 시장에 공급된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美 연준이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책 마련과 금리인하 단행을 통해 풀어놓은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못한 채 금융시장에 남아 상당한 기간 증시를 떠받쳤지만, 세계 주요국들의 긴축정책 선회 또는 강화로 유동성이 악화되고 특히 위험자산 회피심리 강화로 이머징마켓의 자금 이탈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하락변동성이 심화되는 양상입니다.

유동성에 대한 의구심 확산은 주도세력의 이탈과 함께 수급불균형 심화를 초래하는 등 금융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파급력을 지니므로 꾸준히 경계해야할 부분입니다.

요컨대, 자산가격 상승에 의한 부(富)의 증가 - 소비 확대 - 기업실적 호조 및 고용 증가 - 소득(구매력) 증가 - 소비 확대의 선순환 고리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자산가격 버블 붕괴와 함께 깨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위기에 봉착한 상황입니다.

탐욕과 풍부한 유동성이 빚어낸 과도한 자산가격 상승의 후유증을 겪고 있습니다.

문제는 부동산, 주식, 원자재 등 자산가격 거품이 꺼지는 중에도 실수요 증가를 기반삼아 구조적으로 오르고 있는 유가는 지속 상승하며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경기 침체와 함께 물가는 오르고, 신용 경색과 거침없이 오르는 유가가 경기회복을 저해하는 난처한 상황에 어디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압박하는 이상 보수적 투자마인드를 견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답을 구하기 어려운 현재로서는 센티멘털쪽에서 약세장 악순환 분위기를 단절시키는 단초를 찾아야 하며, 의미있는 증시 반전의 출발점은 뉴욕증시의 매도 클라이맥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단기 투자자의 경우 뉴욕증시가 터닝포인트를 찾을 때까지 지속 관망세를 유지하고, 장기 투자자의 경우에는 단기 시황에 동요없이 저평가 실적개선주들을 우직하게 모아나가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합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이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투자와 관련해서도 본사의 의도가 담겨지지 않았음을 밝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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