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는 고용지표로 IMF 이후 최악의 구직난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은 가운데, 구직자 10명 중 7명은 올 하반기 구직난이 여느 때보다 심하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인이 구직자 418명을 대상으로 ‘2018 하반기 체감 구직난’을 조사한 결과를 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74.4%가 올 하반기에 구직난이 심해진 것으로 느낀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 시 비율 67.6%보다 약 7% 증가한 수치다.
올 하반기 구직난이 심화됐다고 느낀 이유로는 절반이 넘는 52.1%(복수응답) ‘경기가 좋지 않은 것 같아서’를 꼽았다. 다음으로 ‘지원 경쟁률이 높아져서’(49.2%), ‘채용을 실시한 기업이 줄어서’(45.7%), ‘질 낮은 일자리만 많은 것 같아서’(40.5%), ‘서류 등에서 탈락하는 횟수가 늘어서’(38.9%), ‘기업별 채용규모가 축소돼서’(36.7%), ‘채용 절차가 까다로워져서’(20.6%) 등의 순이었다.
또, 35.2%는 올 하반기에 목표로 한 기업이 채용을 하지 않아 아예 지원을 하지 못한 적도 있다고 답했다.
기업 형태별로는 중견기업(46.9%, 복수응답), 중소기업(40.1%), 대기업(30.6%), 공기업 및 공공기관(25.2%), 외국계 기업(10.9%) 등의 순이었다.
올 하반기에도 일정규모 채용을 유지한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견, 중소기업이 채용을 줄인 경우가 많은 것이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심화된 구직난이 구직자들에게 끼친 영향은 무엇일까.
‘입사지원 횟수 증가’(59.5%,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눈높이 낮춰 입사지원’(58.8%)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는 ‘묻지마 지원’(36%), ‘자격증 등 스펙 향상에 집중’(27%), ‘공무원으로 진로 변경’(9.3%), ‘취업 사교육에 투자’(9.3%), ‘인턴 등 실무 경험 쌓기 매진’(8.7%), ‘해외 취업에 적극 나섬’(8%), ‘창업을 준비함’(7.7%)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속되는 구직난 때문에 취업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무려 95.5%가 그렇다고 답했다.
취업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스트레스도 심했다.
하반기 구직난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 수준을 묻는 질문에는 ‘불편을 느끼는 약간 심한 수준’(54.7%)이 가장 많았으나, ‘치료를 요하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답변도 16.1%였다.
또, 88.4%는 구직난 때문에 질병까지 겪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불면증’(46%, 복수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두통’(42.8%), ‘만성 피로’(41.8%), ‘소화불량’(33.4%), ‘목, 어깨 등 결림’(27.7%),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23.2%) 등이 있었다.
한편, 구직난이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절반에 달하는 49.3%가 ‘내후년 하반기 이후’라고 답해 구직난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와 함께 구직자들은 구직난이 완화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국내 경기 회복과 경제 성장’(68.4%, 복수응답), ‘정부의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58.6%), ‘기업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58.1%), ‘구직자의 현실적인 눈높이’(23.4%), ‘대학 등 교육기관의 취업 맞춤 교육’(14.1%) 등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