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장률 추락에 외국인 ‘셀 코리아’ 비상

입력 2018-10-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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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어제 코스피지수는 미국 증시 급락의 여파로 전날보다 34.28포인트(1.63%) 떨어진 2063.30으로 주저앉았다. 작년 1월 10일(2045.12)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피지수의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2100이 24일 뚫린 데 이어 곧 2000선마저 무너질 기세다.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우면서 증시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우려스러운 ‘셀 코리아(Sell Korea)’다. 외국인은 10월에만 무려 4조 원어치의 주식을 매도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매도한 2조2000여억 원의 2배에 육박하는 물량을 한꺼번에 쏟아낸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외국인은 10조 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사들였었다. 채권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채권투자는 올 들어 처음으로 9월 1조9000억 원의 순유출을 보였고, 10월에도 1조 원 이상 줄고 있다.

외국인이 주식과 채권을 가리지 않고 한국에서 자금을 빼가는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자산을 팔고 안전자산으로 옮겨가려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으로 금융 불안이 우려되고, 미·중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산업이 받는 타격 등이 대표적인 악재다. 무엇보다 주식시장은 경기 흐름을 선행적으로 반영한다. 외국인 ‘셀 코리아’는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면서 투자 메리트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 근본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3분기 성장률 속보치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6%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분기 0.9%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다. 이런 상태라면 한은이 불과 1주일 전 내려잡았던 올해 성장률 2.7% 달성도 어렵다.

심각한 투자 부진으로 성장력이 급속히 쇠퇴한 탓이다. 3분기 설비투자는 전기보다 4.7% 줄었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큰 건설 투자도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6.4% 감소했다. 외환위기가 닥친 1998년 2분기(-6.5%)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나쁘다. 내수 역시 개선되지 않고 있다. 민간소비는 겨우 0.6% 늘어난 반면, 재정을 투입하는 정부소비가 1.6% 증가했다. 그나마 수출이 3.9% 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수출도 반도체 홀로 떠받치고 있다. 문제는 반도체마저 경기 고점론이 확산되면서 앞으로 실적이 갈수록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비상한 위기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이 양호하다고만 주장한다. 별로 위기감이 보이지 않는다. 신산업 육성으로 성장엔진에 다시 불을 붙이고 경기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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