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독립성이 최우선

입력 2018-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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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에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부문장이 임명됐다. 공석 사태가 빚어진 지 1년 3개월 만이다. 그가 풍부한 해외 투자 경험을 쌓아왔고, 기금운용본부 출신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는 데 적임자란 평가가 선임 배경으로 알려졌다.

기금본부장은 국민들의 노후 안전판인 643조 원(7월 말 기준)의 자금을 굴리는 책임자로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린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금 심각한 신뢰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투자수익률 추락과 함께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금보험료를 더 많이 더 오래 내고 수령 시기를 늦추는 제도 개편이 논의되자 가입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까닭이다.

기금운용 수익률은 올 들어 바닥이다. 7월까지 주식·채권 등 수익률이 연 환산 1.86%에 그쳐 작년 7.26%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국내 주식 투자도 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훨씬 낮은 -6.11%로 8조 원 이상의 손실을 봤다.

투자를 책임지고 집행할 CIO의 공백 탓이 컸다. 현 정부가 몰아붙인 적폐청산 여파로 전임 강면욱 본부장이 2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작년 7월 사퇴하면서 15개월 동안 자리가 비었고, 기금본부를 전북 전주로 이전한 이후 핵심 인력들이 대거 조직을 떠났다.

외부의 우수한 투자전문가들도 국민연금행을 꺼려 현재 기금운용직 정원 278명보다 30명 이상 부족한 실정이다. 장기 수익을 위한 위험자산 등 대체투자가 확대돼야 하고, 전체 기금의 20% 이상 투자된 국내 주식도 신속한 의사결정이 중요한데 적시 투자가 차질을 빚어온 것이다.

기금 투자수익률이 목표보다 1%포인트 떨어지면 기금 고갈이 5∼8년 앞당겨질 것으로 추산된다. 8월 나온 ‘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보고서’는 기금 고갈 시점을 2057년으로 예측했다. 2013년 3차 재정계산의 2060년보다 또 3년 앞당겨지면서 국민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그런 만큼 기금운용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망가진 조직부터 되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국민연금의 대원칙은 최고의 수익성과 안전성으로 국민 노후를 지키는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금에 대한 정치 권력의 개입을 배제하고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 기금운용을 정상화하는 것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저출산·고령화로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들고 받는 사람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민 노후가 위협받지 않으려면 수익률 극대화로 연금 고갈 시점을 늦추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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