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회사 봉사활동, 휴일 '자동반납'

입력 2018-06-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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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새하 금융부 기자

금융사는 봉사활동에 열심이다. 신뢰로 먹고사는 동네라 좋은 이미지를 쌓는 데 제격이기 때문이다. 금융사의 공공성에 맞는 역할이기도 하다. ‘따뜻한 금융’이라는 문재인 정부 기조와도 잘 맞아떨어진다.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금융사들이 홍보하는 이유다.

얼마 전 한 금융사가 봉사활동 홍보자료를 냈다. 직원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농촌 봉사활동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두 눈을 의심했다. 전 부서 직원들 가운데 신청자를 받은 것이 아니었다. 특정 부서 임원과 직원들이 봉사활동에 나섰다. 직원들이 스스로 휴일을 반납한 건지, 회사가 반납하게 한 건지 의문이 들었다.

다들 ‘최대 주 52시간 근무제’ 대비로 분주하다. 회식을 어떻게 할지, 사내 교육은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고용노동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지만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휴일 봉사활동이 정말 ‘자발적’이었다면 문제가 될 소지는 없다. 그러나 사실상 강제성이 있었다면 말은 달라진다. 임원들이 나가는데 직원들이 눈치를 안 볼 수 없다. 봉사활동을 근무 연장선으로 보면 7월부터 시행되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근로기준법은 강행규정이다. 노사가 더 일하겠다고 합의해도 연장 근무가 불가능하다. 법정 근로시간을 넘기면 사업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

특례업종이었던 은행은 내년 7월부터 적용된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요청으로 7월 조기 도입을 논의해 왔지만 사실상 불발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임단협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노사는 전산(IT)과 운전기사 등 직무에 주 52시간을 적용하는 방식에 대해 이견을 보인다. 유일하게 IBK기업은행만 다음 달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사회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휴일 봉사활동까지 나서는 금융사가 정작 내부 구성원에게 소홀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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