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규 원전 격납건물 가보셨나요?

입력 2018-04-17 10:3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박엘리 정치경제부 기자

“원전을 제대로 보려면 격납건물에 들어가 봐야 하는데, 격납건물에 한 번도 들어가 보지 않고 탈(脫)원전을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원전 전문가의 우려다. 청와대나 여당이 최신 기술로 건설·운영 중인 신고리 3·4호기 격납건물에 가 보지 않고 탈원전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르면 이달 말 대규모 원전 건설 예비사업자(쇼트리스트) 발표를 앞둔 가운데, 한국의 사우디 원전 수주 기대감은 높다. 국내에선 ‘탈원전’을 추진해 왔던 정부가 사우디 원전 수주를 놓고 미국·중국·러시아·프랑스 등과 격돌해야 한다.

정부는 처음에 원전이 ‘위험하다’며 탈원전을 주장했다.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타국에 수출을 타진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런 논리를 편다. “국내는 다수 호기가 밀집해 사고 위험성이 높은 데 반해, 사우디의 경우 사막 한가운데에 세우는 것이어서 위험성이 다르다”는 것이다.

원전의 내진 설계는 일반 주택의 내진 설계와 다르다. 일반 주택이 금이 가도 무너지지 않는 걸 기준으로 한다면, 원전은 금이 가도 안 되며 다시 발전(發電)을 할 수 있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규모 6.5 수준으로 내진 설계된 원전은 실제로는 7.0~8.0 이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지진에 충분히 견딜 수 있게 만들어져 현재까지 일본의 쓰나미를 제외하고 지진 피해로 원전이 중단된 사례는 없다.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핵심 시설이 있는 격납건물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다중의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탈원전 추진 논거가 ‘사용후핵연료’라고 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사용후핵연료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워서다. 하지만 지진에 의한 방사능 유출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과잉 공포다.

원전 정책은 국내용과 수출용이 따로 있을 수 없다. 노후 원전은 조기 폐쇄해 원전 의존도를 낮추더라도 최첨단 신규 원전은 건설해 연구 인력과 산업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 원전을 수출 산업화하고 안전성을 보장하려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국힙원탑' 민희진의 기자회견, 그 후 [해시태그]
  • [유하영의 금융TMI]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 된 ‘정책금융’…부동산PF에도 통할까
  • 피해자 부모가 오히려 탄원서를…다양한 ‘합의’의 풍경 [서초동MSG]
  • 한화그룹, 우주항공·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미래 신규 사업 발굴 [R&D가 경쟁력]
  • '돈가뭄' 시달리는 건설사…은행 건설업 연체율 1% 넘었다
  • 단독 광주·대구 회생법원 신설 추진…전국 5대 권역 확대 [기업이 쓰러진다 ㊤]
  • 드라마 '눈물의 여왕' 마지막화…불사조 김수현, 김지원과 호상 엔딩
  • 비트코인, 마운트곡스 상환 임박 공포에 후퇴…"이더리움 ETF, 5월 승인 비관적"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4.29 11:00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0,520,000
    • -1.21%
    • 이더리움
    • 4,689,000
    • -0.34%
    • 비트코인 캐시
    • 678,000
    • -1.67%
    • 리플
    • 734
    • -2.13%
    • 솔라나
    • 198,400
    • -3.83%
    • 에이다
    • 661
    • -2.51%
    • 이오스
    • 1,142
    • -2.56%
    • 트론
    • 173
    • +0%
    • 스텔라루멘
    • 162
    • -1.82%
    • 비트코인에스브이
    • 94,950
    • -1.91%
    • 체인링크
    • 19,990
    • -2.73%
    • 샌드박스
    • 646
    • -2.7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