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진의 루머속살] 테마주와 미투, 상장사의 이중적 대응법

입력 2018-03-2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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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한 여검사의 폭로로 촉발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우리 사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미투 운동의 소용돌이를 비켜 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치테마주로 거론되던 종목들이 유례없이 정치인들과의 선긋기에 나서는가 하면, 대형 금융회사와 상장사는 성 추문 관련 오너 리스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투 관련 정치인과 테마주로 얽힌 상장사는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사건이 터지자 백금T&A, 대주산업, 청보산업, 프럼파스트는 “안희정 전 지사와 관련이 없다”고 서둘러 공시를 통해 해명했다. 정봉주 테마주도 마찬가지다. 비상교육은 “자사 대표이사와 정봉주 전 의원과는 친분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미투 운동과 관련된 상장사들의 대응이 그동안 관련 테마주로 급등락을 보일 때에는 한 번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던 회사들이라는 것이다. 한 상장사는 “동문이지만 일면식도 없다”는 해명을 했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넘쳐도 정승이 죽으면 개 한 마리도 없다”는 말이 떠올랐다.

정치 테마주와는 달리 증권사나 상장사 오너가 직접 미투 논란 대상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여성 임직원 골프대회에서 여자 직원이 고위 임원들과의 술자리가 길어어 졌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면서 문제가 됐다. 논란이 일자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대표이사)은 사내방송을 통해 “과도한 회식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가급적 저녁 회식을 자제하고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확대하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로 지적된 것은 고위 임원들이 여성 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골프대회와 이들과 가진 술자리와 장기자랑대회이지, 일반 직원들의 회식이 아니었다. 이렇게 논란의 본질을 벗어나 일반 직원의 회식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 ‘적반하장(賊反荷杖)’ 또는 ‘너희도 하지 마(유투, You too)’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골프대회와 늦게까지 이어진 회식이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한다면 해당 직원들에게 야근 수당이라도 줬는지 묻고 싶다.

업무 특성상 여성 직원이 많은 금호아시아나그룹도 오너의 성 관련 추문을 벗어나지 못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여성 승무원들에게 허그와 손깍지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고, 여성 승무원들에게만 세배를 받았다는 고발이 줄을 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깊게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회사 측의 설명으로만 봐서는 도대체 무엇을 깊게 살펴보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여성 직원만을 대상으로 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여성 직원과 밤늦게까지 회식 자리를 가지며 장기자랑을 시켰던 증권사 임원, 승무원들을 안아 주면서 열심히 일하라고 격려했다는 항공사 회장. 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여성이 자기 자신이라면, 또 우리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그들의 주장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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