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대출·보증 받는 중소기업, 연대보증 의무 없어진다

입력 2018-03-08 15:31

(자료제공=중기부)
(자료제공=중기부)

#인테리어 업체를 운영하는 C씨는 창업 초기에 큰 규모의 고정 거래처를 확보했다. 자재대금과 인건비를 지불하기 위해 C씨는 회사에 대한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날 거래처가 갑자기 도산하면서 C씨의 업체도 부도가 나게 됐고 금융기관은 연대보증한 C씨의 자택을 경매처분했다.

#2000년대 초반 핸드폰 타입의 내비게이션 개발회사를 설립한 D씨. 내비게이션 주문 물량이 급증하자 그는 금융기관에 경영자로서 회사채무에 연대보증 후 자금을 조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됨에 따라 내비게이션 수요는 급감했다. D씨는 결국 회사의 연대보증인으로서 전재산을 금융기관에 변제하고도 여전히 갚을 빚이 남아 있다.

8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내달 2일부터 중소기업이 공공기관(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 지역신용보증재단)으로부터 대출·보증을 받을 경우 연대보증이 전면 폐지된다. 공공기관의 기존 대출·보증에 대해서도 책임경영심사를 거쳐 단계적으로 연대보증이 폐지된다. C씨나 D씨처럼 한 번의 실패로 큰 채무를 얻거나 재도전을 포기하게 되는 사례도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중소·벤처기업인을 중심으로 창업 활성화에 애로요인이 되어온 연대보증을 폐지해달라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업계와 정부는 연대보증 제도가 실패를 자산으로 재도전할 수 있는 창업 분위기 조성에 큰 장애요인이 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2012년도에는 기업경영과 관계없는 가족, 동료 등에게 요구되던 ‘제3자 연대보증’ 제도가 완전히 폐지됐지만, 책임 경영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일부 법인대표자에 대한 연대보증은 유지돼왔다. 이후 법인대표자에 대한 연대보증은 단계적으로 폐지되는 수순을 밟아왔다. 2016년 초에는 창업 5년 이내 기업에 대해 연대보증을 면제했고 지난해 8월에는 창업 7년 이내 기업으로 연대보증 면제 범위를 확대됐다.

그럼에도 중소기업 중 창업 7년 초과 기업의 비율이 여전히 높은데다 연대보증을 면제받은 기업도 창업 7년이 경과하면 입보 대상이 되는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정부는 내달부터 이 범위를 업력과 관계 없이 중소기업 전체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공공기관 연대보증 폐지에 호응해 은행권도 보증비율이 85%인 보증부 대출에서 은행이 지원하는 비보증분 15%에 대해서는 연대보증을 폐지키로 했다. 또 보증기관을 통해 보증서를 발급받은 경우도 은행에서 연대보증을 폐지한다.

중기부는 앞으로 연대보증 폐지에 따라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기업의 상황에 따른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공공기관의 신규 자금공급 규모를 전년도 수준 이상으로 유지한다. 일시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에 대해서는 상환유예, 신규자금 등을 지원하는 ‘중기지원 119’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다른 한편으론 책임경영심사 및 사후관리를 강화하는 등 심사기법 개선을 통해 연대보증 폐지에 따른 부실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대표자의 도덕성·책임성 등을 평가하는 책임경영심사 제도를 통해 사전심사 단계부터 책임경영을 유도하고, 기업이 대출·보증자금을 용도에 따라 사용하고 있는지를 사후 점검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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