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는 지금] 대기업 제약바이오 부문 ‘순항’…‘선택과 집중’ 전략 통했다

입력 2018-02-27 10:38 수정 2018-02-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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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제약·바이오 사업 부문이 의약품 시장에서 독자기술로 치료제를 개발하거나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나날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제약사업은 대기업에는 ‘무덤’이라는 징크스를 깨고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백화점식 전략이 아닌 ‘선택과 집중’ 전략이 주효했다. 오너의 신념과 의지로 전폭적인 지원을 받거나, 잘할 수 있고 또 ‘될 만한’ 사업을 골라내 파고드는 전략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제약·바이오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은 삼성(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SK(SK케미칼·SK바이오팜·SK바이오텍), LG(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 KT&G(영진약품), 코오롱(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제약) 등이다. 한화, 태평양제약, 그리고 최근 제약 부문 매각을 결정한 CJ와 달리 삼성, SK, LG는 의약품 부문을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해 순항 중이다.

SK주식회사의 신약개발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조정우 대표는 23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JP모건 코리아 콘퍼런스’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FIPCO’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FIPCO(Fully Integrated Pharma Company)란 연구뿐 아니라 생산, 판매·마케팅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종합제약사를 의미한다.

SK바이오팜은 독자개발 신약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Cenobamate)’의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승인신청(NDA) 및 출시 계획을 밝히며 파트너사를 통하지 않는‘신약 자체 판매’ 청사진도 밝혔다.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을 확인하고 효능을 검증한 임상 1상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하는 일반적인 경로를 밟지 않고 기술 수출 없이 글로벌 임상 3상을 독자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또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국내 제약 기업 최초로 미국 나스닥(NASDAQ·미국 장외 주식 시장)에 곧바로 상장할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 같은 전례 없는 도전은 1993년부터 당장의 성과가 보장되지 않는 바이오·제약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최태원 회장의 뚝심경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SK그룹 계열사 SK케미칼도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백신’에 주목한 최창원 부회장의 10년 ‘소신경영’을 기반으로 특화된 백신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이다. 세포배양 방식의 3가 독감 백신, 폐렴구균 등 프리미엄 백신 국산화를 이룬 데 이어 최근 세계 두 번째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도 최근 출시 두 달 만에 누적 매출 50억 원을 돌파,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바이오에피스는 각각 2011년과 2012년 비교적 뒤늦게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단기간 내 두각을 나타냈다. 업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신약이나, 기존 제약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 ‘사양업종’으로 여겨지는 복제약(제네릭)이 아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과감히 타기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고 아직 개발 제품도 시장 안착 단계이지만,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파고들 수 있는 틈새가 많을 것이라고 본다”며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를 통해 연내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자본력을 통한 ‘규모의 경제’로 글로벌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미국 소재 제약사와 지난해 준공한 3공장의 첫 수주 계약(약 178억 원)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3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은 CMO(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중 세계 최대인 총 36만2000L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LG그룹의 경우 2016년 제약사업을 담당하던 LG생명과학이 LG화학에 흡수합병된 이후에도 지난해 55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당시 LG생명과학)이 2012년 19호 신약으로 개발한 국내 최초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는 지난해 말 기준 월 처방액 70억 원 돌파, 5년간 누적매출 약 1700억 원을 기록하며 국산 신약 중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화학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바이오의약품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류머티즘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LBEC0101’에 대해 일본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고 현지 제약사를 통해 올 2분기부터 판매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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