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수의 따뜻한 금융]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은행

입력 2018-02-0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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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를 점령하라!”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발생한 2008년 금융위기. 도산 직전의 금융회사를 살리기 위해 투입된 엄청난 규모의 구제금융. 일반인들이 상상하기조차 힘든 규모의 보너스 돈 잔치를 벌였던 월가. 사람들은 금융회사의 부도덕한 행위에 분노하면서 거리로 나왔다.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고자 시작했던 금융이 비대해지면서 산업을 지배하고 그들만의 상품을 만들고 그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을 때 금융위기라는 재앙을 만들어 내곤 한다. 금융위기는 경쟁과 시장 논리에 근거하여 여러 세기 동안 우리 사회의 성장을 주도해왔던 자본주의와 금융의 역할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금융이 수익만을 추구하는 상업적인 목적을 벗어나서, 이 사회를 위하여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는 없을까? 좋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버는, 그래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는 그러한 금융은 가능한 것인가?

대표적인 사례가 사회적 은행이다. 이들은 여타의 다른 은행들과 동일하게 은행업 인가를 받고 영업을 한다. 일반 상업은행과 다른 것은 사회와 환경문제에만 금융을 제공하며 윤리적으로 은행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사회변화를 이끌어 내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한 이듬해에 이들은 국제연합체(GABV: Global Alliance for Banking on Values)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회원 은행이 40곳이 넘는다. 사회적 은행들은 기존의 상업금융보다 더 나은 수익을 올리면서 발전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에 휘청거린 일반 상업은행들과는 달리 GABV에서 활동하는 사회적 은행들은 거의 안정적인 기반하에서 운영을 하고 있으며 매년 평균 20~30%의 성장을 보이면서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GABV에 속한 사회적 은행들과 세계적인 대형 은행들을 비교해 보니 놀랍게도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회적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성장잠재력을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이다. 이들은 작지만 수익을 창출하면서 돈보다 사람과 환경을 우선하는 금융을 실현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성장을 이루어왔지만,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다양하고 많은 사회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제도이다. 우리의 사회문제는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할 만큼 심각하다. 정부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그 방법론도, 재원도 문제이다. 소요되는 재원을 충당하기 위하여 세금을 마냥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목적과 운영 철학이 다른 상업은행에 그 역할을 맡길 수도 없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간 재원의 조성이 필요하다.

그동안 금융업의 추가적인 진입을 규제해 왔던 금융위원회가 금융업 내의 경쟁을 촉진하고 국민의 편익을 제고하기 위하여 인가제도를 개편하여 영업 대상 등에 따라 인가 단위를 세분화하여 다양한 형태의 은행 신설을 유도하겠다는 금융혁신 방안을 발표하였다.

은행산업에 있어서의 ‘메기효과’가 필요하다. 은행이 사회를 위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개인과 공공의 모든 사회구성원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통합사회를 구축하며, 환경과 경제의 선순환을 위한 녹색 기술 및 산업을 육성 지원하는 사회적 은행 제도를 생각해 볼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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