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思] 결시해리(決習解李)?(2)

입력 2017-12-19 10:4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습(習)’이라고 써 놓고서 [시(xi)]라고 읽은 어처구니없는 4자성어(?) ‘결시해리決習解李’가 가진 문제를 하나 더 지적해 보기로 한다. 중국어에서 동사 뒤의 명사는 거의 다 목적어이다. ‘동빈구조(動賓構造)’, 즉 ‘동사+빈어(賓語=목적어)’라고 하는 중국어의 문법 구조 때문에 동사 뒤의 명사는 거의 다 목적어 역할을 하는 것이다.

중국어의 이러한 특징에 비춰본다면 ‘결시해리(決習解李)’라는 말은 “시진핑 주석과 결단하고 리커창 총리와 푼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없다. 이 말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의 뜻과는 무관하게 중국인들에게 ‘시진핑 주석을 결단하고 이커창을 이해한다’는 뜻으로 읽혀서 자칫 엉뚱한 오해를 야기할 위험마저 있다.

우선 편리하다고 해서 말을 함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특히 한자는 뜻글자이기 때문에 글자가 가진 생명력이 거의 영원하다고 할 수 있다. 3000년 전에도 ‘채련(採蓮)’은 ‘연밥을 딴다’는 뜻으로 쓰였고, 지금도 ‘採蓮’이라는 두 글자를 보면 ‘연밥을 딴다’는 뜻으로 이해한다. 뜻글자가 가진 무서운 생명력이자 보존성이다.

먼 훗날 오늘날과 같은 상황을 모르는 채 ‘결시해리(決習解李)’의 ‘習’은 습근평 주석이고, ‘李’는 ‘이극강(李克强) 총리이다’라는 주석만 보는 사람은 응당 ‘시진핑 주석을 결단하고 이커창 총리를 이해한다’는 뜻으로 풀이할 것이다. 따라서 이 말은 언제라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조어(造語)이다.

이처럼 자의적으로 말을 만들어 사용하다가 그 말의 사회적 사용 빈도가 높아지면 하나의 ‘유행어’를 만든 히트를 했다고 좋아할지 모르나 말 한마디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시적 편리를 위해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내는 것보다는 말의 엄숙성과 신성성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어야 할 것이다. 말이 바르지 못한 세상이 바로 난세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비겨도 32강…한국, 남아공전서 토너먼트행 확정 노린다 [북중미 월드컵]
  • 외국인, 나흘간 11.7조 던졌다...한온시스템ㆍ삼전ㆍ하닉 등 자동차·반도체 집중 매도
  • 뉴욕증시, 반도체주 매도·유가 급락 속 혼조...나스닥 0.43%↓ [종합]
  • "더 비싸게 산다는 사람 줄섰다"…동탄 아파트 상승거래 비중 쑥
  • 생산은 충분한데 약이 없다…‘깜깜이 유통’에 의약품 유통 추적 필요성 커진다
  • 두려운 밦값에 ‘집밥족’ 몰렸다...고물가에 ‘창고형 할인점’ 전성시대
  • 오픈AI, 자체 AI 칩 ‘할라페뇨’ 공개...“엔비디아 블랙웰과 대등” [마켓핫]
  • "효과 보여줘야 산다"…녹색채권 다음 과제는 'MRV' [녹색채권의 빈틈]
  • 오늘의 상승종목

  • 06.25 10:40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2,478,000
    • -2.67%
    • 이더리움
    • 2,464,000
    • -2.53%
    • 비트코인 캐시
    • 289,200
    • -2.13%
    • 리플
    • 1,631
    • -2.8%
    • 솔라나
    • 102,900
    • -2.92%
    • 에이다
    • 224
    • -3.45%
    • 트론
    • 498
    • +0.2%
    • 스텔라루멘
    • 283
    • -4.71%
    • 비트코인에스브이
    • 16,560
    • -2.65%
    • 체인링크
    • 11,250
    • -2.51%
    • 샌드박스
    • 75.5
    • -4.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