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셀트리온 주총 가보니…"반대하는 주주 있습니까" 묻자 “없습니다” 합창

입력 2017-09-2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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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이전상장 결정…주주들 환호 쏟아져

▲29일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 입구에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모여있다.(이민호 기자 minori3032@)
▲29일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 입구에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모여있다.(이민호 기자 minori3032@)

주주총회를 1시간가량 앞둔 오전 9시. 주총장 주변은 기대감에 부푼 주주들로 북적거렸다.

셀트리온은 29일 오전 10시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 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의’에 대한 의결을 위해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장 입구에는 코스피 이전상장을 바란다는 플래카드를 든 두명의 주주가 막 도착한 주주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그 중 한 명인 인천에 사는 40대 A씨는 “꼭 코스피로 이전상장될 것을 바라고 있다”면서 한가득 미소를 머금었다. 그는 “회사의 주인은 주주인데, 오늘 이렇게 주주들의 요청으로 주총이 열리는 건 역사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총장 1층에는 다양한 연령층과 성별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혼자 온 사람도 많았지만, 부부가 함께 온 사람들도 있었고, 유모차를 끌고 온 여성들도 눈에 띄었다. 홀로 참석했다는 40대 주주 B씨는 “안건 통과를 바란다”며 “공매도 문제로 머리가 아팠는데, 이번에 (코스피 이전 상장으로)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주주들은 1층에서 참가 접수를 한 후 2층 주총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접수처 앞 ‘셀트리온 인천주주일동’이라고 써붙인 테이블에서는 주주들에게 빵과 커피를 나눠주기도 했다. 1층 접수처 앞에는 주주들이 삼삼오오 모여 의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들은 “30분 내로 (주총을) 끝내는 게 목표”라며 “안건에 동의하냐고 물으면 ‘예’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고, 반대하는 분은 단상으로 가서 직접 기명투표를 하라고 하자”며 의견을 교환했다.

주총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가 임박하자 주총장 내는 주주들로 가득 찼다. 이날 현장을 찾은 주주들은 23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제 곧 주총이 시작하니, 아직 입장하지 않은 주주들은 서둘러 입장해주시기 바랍니다.”

안내에 맞춰 한 손에 커피를 든 주주들이 장내로 들어갔다. 주주가 아닌 사람들은 주총장에 입장할 수 없다. 셀트리온 측은 모니터 4대와 스피커를 동원해 장내로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도 현장을 볼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29일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 1층에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이민호 기자 minori3032)
▲29일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인천 송도컨벤시아 1층에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이민호 기자 minori3032)

주총이 시작되자 김형기 셀트리온 공동대표이사가 연단에 올라왔다.

“오늘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는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 및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실질주주 의결권을 행사한 주주를 포함 1만3324명이고 그 소유 주식 수는 6272만5702주입니다. 이는 당사가 발행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51.4%에 해당합니다.”

장내에 환호가 쏟아졌다.

상법 제368조 제1항에 따르면 이전상장에 대한 보통결의는 발행주식 총수의 25% 이상 출석과 출석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의결 요건을 갖춘 것이다.

이요셉 셀트리온 감사위원장의 보고가 이어졌다. 그는 “상법 제413조 규정에 따라 오늘 주주총회에 제출된 의안 및 서류를 조사했다”며 “현저하게 부당한 사항이 없다”고 말하자, 또다시 주주들의 박수가 뒤따랐다.

김 대표는 부의 안건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고, “반대가 있는 사람은 거수로 의사를 표명하라”라고 말하자 현장의 주주들은 “없습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가 승인을 선포한 뒤 의사봉을 세 번 내리치자 주주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김 대표는 의결이 끝난 후 “의결권 위임하는 절차에서 여러분(주주)들이 보여주셨던 열의와 열정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저나 기우성 사장에게 상당한 중압감으로 작용했던 게 사실”이라며 “우리 둘이 열심히 해서 (셀트리온을) 튼튼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그는 추후 일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상장주관사를 선정해 2개월이 지나면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3월 말에는 코스피200에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진주에서 올라왔다는 한 주주가 “코스피 상장주관사 선정의 심사 기준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김 대표는 “증권사의 경험과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주주들께서는 해당 증권사가 공매도를 하는 게 아니고, 그 증권사 창구를 통해 투자자들이 공매도를 한다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셀트리온이 그런 식으로 공매도를 하는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증권사를 피해간다고 하면, 증권사 중 하위 순위에 있는 증권사를 선정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상장절차를 진행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주주가 “대표 주관사 선정에 미래에셋대우나 삼성증권 두 증권사는 절대 반대한다는 것을 건의하고 싶다”고 말하자, 김 대표는 “그 두 군데만 빼면 되는 거냐”며 “반드시 빼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추후 셀트리온 관계자는 “절대 공식적인 이야기가 아니며, 주관사 선정에 있어 현재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또다른 주주가 “내일 우리 딸이 시집을 간다”라고 말하자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김 대표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축하해달라”라고 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2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2층에서 열린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주총 시작인 오전 10시가 안된 시간인데도 장내는 소액주주들로 가득 차있다.(이민호 기자 minori3032@)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2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2층에서 열린 셀트리온 임시주주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주총 시작인 오전 10시가 안된 시간인데도 장내는 소액주주들로 가득 차있다.(이민호 기자 minori3032@)

질의응답 시간이 끝나갈 무렵, 서정진 셀트리온 대표가 예정에 없이 주총장을 방문했다. 그는 단상에 올라 약 30분간 앞으로의 계획을 전하고 참여한 주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내년 헬스케어 시장에서 2조 원의 매출액 목표를 두고 있다”며 “해외 3공장 건립을 위해 내년 상반기에 예정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의 발언이 끝난 후 김 대표가 폐회를 선언했고, 주주들은 “우리가 힘을 합쳐 통과시킨 것”이라고 환호성을 지르며 삼삼오오 주총장을 빠져나갔다. 주총에 참석한 40대 주주 C씨는 “앞으로도 셀트리온이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며 주총장을 떠났다. 한 50대 주주 D씨는 “알아서 잘하겠지, 뭐”라며 회사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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