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첫 개혁은 의회…정원 3분의 1로 축소·비례대표제 도입

입력 2017-07-0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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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개혁 자체가 ‘권력 남용’ 비판…“파라오 대통령이 힘을 과시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파리/EPA연합뉴스

프랑스의 정치 신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향해 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베르사유 궁전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국정연설을 하면서 국회의원 의석수를 현재의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프랑스의 상원과 하원 의원은 각각 348명, 577명이다. 마크롱은 이를 각각 232명, 348명으로 줄여 3분의 1가량 축소해야 한다는 대선 공약을 정식으로 제안한 것이다. 그는 의원 정원 감축과 함께 총선에서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등 정치 개혁을 이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9년 임기의 상원은 선거인단이 간접 선거로 선출하고, 5년 임기의 하원의원은 선거구에서 직접 선거로 뽑힌다.

그동안 마크롱은 의원 특권 폐지를 개혁의 핵심 중 하나로 꼽았다. 이에 그는 의원들이 재임 중 범죄를 저지르면 이를 따로 다루는 특별법정인 공화국법정(CJR)을 없앤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공화국법정은 3명의 판사와 12명의 상·하원의원이 재판관으로 구성돼 공정한 판결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마크롱은 이 같은 자신의 정치 개혁안이 1년 안에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국민투표로 뜻을 묻겠다는 강경한 태도도 보였다.

마크롱은 유럽연합(EU) 개혁에 나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EU의 관료주의로 우리는 10년간 방향을 잃었다”며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이 EU를 일으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시에 그는 EU 강화를 위한 국제회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 뒤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어났다고 FT는 전했다. 프랑스의 대표 좌파신문 리베라시옹은 1면에 로마 신화에서 ‘신들의 신’으로 불리는 쥬피터를 마크롱에 빗댔다. 리베라시옹은 마크롱을 ‘마피터’라 이름 붙여 번개를 든 모습으로 형상화했다. 또 이 신문은 “베르사유에서 한 마크롱의 국정연설은 독재 정치의 징후”라며 우려를 표했다. 강성 좌파 성향인 ‘프랑스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파라오 대통령’이 힘을 과시한 쇼”라고 비판했다.

2008년 프랑스는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이 베르사유 궁에서 합동연설하는 것을 허용했다. 다만 이는 흔한 일이 아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2009년 6월 유럽 재정위기 때 연설을 했고,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은 2015년 11월 파리에서 테러가 난 뒤 합동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당선된 뒤 2달이 채 지나지 않은 대통령이 합동연설을 한 것을 두고 지나치게 권력을 휘두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마크롱은 지난 5월 7일 대선에서 승리하고 한 달 뒤 치러진 총선에서 자신이 속한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M·전진하는 공화국)’가 하원 577석 중 350석을 차지하면서 국정 운영의 주도권을 쥐었다. 총선에서 마크롱이 속한 당이 압승하자 언론은 정치·경제 등 각 분야에서 광범위한 개혁을 추진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이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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