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장기 집권 야망의 최대 분수령이 될 도쿄 도의회 선거가 2일(현지시간) 열렸다.
사학 스캔들 등 각종 비리로 타격을 받은 아베 총리가 기사회생할지 반(反) 아베 기치를 높이 세운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가 이끄는 ‘도민퍼스트회’가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투표는 이날 오전 7시 시작됐다. 도내 1867곳의 투표소에서 투표가 이뤄지며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오후 8시에 마감된다. 투표 결과는 이날 늦은 밤이나 다음 날 새벽 나올 예정이다.
127석이 걸린 이번 선거에는 총 259명이 입후보했다. 도민퍼스트회는 50명, 여당인 자민당은 60명의 후보를 각각 냈다. 특이한 것은 자민당의 오랜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공명당이 이번에는 고이케 지사의 도민퍼스트회와 손을 잡아 두 정당의 후보를 모두 합치면 73명에 이른다. 공산당이 37명, 민진당이 23명의 후보를 각각 냈다.
도민퍼스트회와 자민당 중 어느 세력이 과반수(64석)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는 도민퍼스트회가 자민당보다 지지 응답이 소폭 많거나 비슷했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테러대책법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편법을 쓰고 그와 같은 파벌인 호소다파의 여성 의원 도요타 마유코가 남성 비서에게 폭언과 폭행을 퍼부은 일이 발각돼 여론이 더욱 악화했다.
도쿄 도의회 선거는 과거에도 국정에 큰 영향을 줬으며 최근 들어서는 그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 1989년 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역사적인 대패를 기록하면서 사회당이 약진했다. 2001년에는 고이즈미 고이치로 전 총리가 돌풍을 일으키며 자민당의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2009년 도의회 선거 당시 자민당은 38석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결국 8월 중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300석 이상의 큰 승리를 거두면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도의회 선거에서는 59명의 후보가 모두 당선되는 등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자민당과 공명당, 공산당에 이어 제4당으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