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토론회, ‘남 탓’ 공방에 유야무야

입력 2017-05-30 14: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진지한 논의 오갔지만 의미 퇴색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두번째)등이 30일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19대 대선평가와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길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17.5.30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두번째)등이 30일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제19대 대선평가와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길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17.5.30 (사진=연합뉴스)

자기반성 대신 남 탓만 오갔다. 외부전문가 조언은 내부반발에 파묻혔다. 자유한국당은 30일 대선 패배이후 당 진로 모색을 위해 의원과 당협위원장들이 모여 토론회를 열었지만 본전도 찾지 못했다.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고 자유 토론을 통해 미래 전략을 세우는 자리였지만 일부 강경파의 소란으로 토론회 자체가 유야무야 끝났다.

한국당은 이날 오전 국회 도서관에서 ‘제19대 대선 평가와 자유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당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들과 당협위원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외부전문가로는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과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황태순 정치평론가가 배석했다.

먼저 배 본부장은 한국당에 ‘보수외연 확장’을 주문했다. 그는 “사실상 보수층 기반이 와해됐고 국민들의 진보성은 짙어져 약 25%의 지지층이 결집한다고 지지기반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한국당은 미래 국가과제 선점이 필요하고, 미국 레이건 전 대통령 모델을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이크를 건내 받은 윤 교수는 “‘낭만적 반동’으로 한국에 경쟁하려는 의지가 사라지고 공공서비스에 기대는 모습이 과거 영국의 모습과 겹친다”며 “이른바 ‘한국병’이라고 부를만한 현상들이 더 많이 강조되고 나타날 것인 데 이를 치유하는 역할을 맡는 정당으로 대안과 제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황 평론가는 “이번 대선 패인은 박근혜 정부 4년의 도덕적 흠결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이에 대한 도덕적 응징임을 과감히 받아들여야한다”며 “재창당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고언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질문대신 이번 대선의 책임을 ‘남 탓’으로 돌리는 주장과 고성이 오갔다. 한 당협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받을만한 짓거리를 했느냐”며 “온 국민들이 ‘죽일년’이라고 말 할 만큼 잘못했느냐”며 언성을 높였다. 이에 황 평론가는 “이런 (현실)을 극복해야할 몫도 대통령과 옛 새누리당”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당협위원장은 “지난 총선 때부터 이번 대선 패배까지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탈당했다 돌아오신 분들이 반성하지 않는 부분은 어떻게 하느냐”며 책임론을 거론해 냉랭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본인을 중앙위원회 소속이라고 밝힌 질문자는 “박 전 대통령 사진 걸고 당선된 사람들이 도덕성 버리고, 괘씸한 행동을 해 당 분란이 일어났다”며 탄핵의 책임을 현역 의원들에게 돌리고 고함을 질렀다. 사회를 맡은 민경욱 의원이 제지하려고 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막지 말라”며 발언을 이어갔고 장내는 어수선해졌다.

이어서 마이크를 건내 받은 질문자 역시 “사전투표를 했는데 투표용지가 이상했다”며 횡설수설했다. 가까스로 질의응답 시간이 마무리되자 당 지도부를 비롯한 대부분의 의원들이 퇴장하면서 토론회는 유야무야 흘러갔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내부평가에 이어 미래전략 토의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는 ‘모바일 당원 가입’, ‘대중정당으로의 회귀’, ‘내부분열 종식’, ‘지구당 부활’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앞서 흐트러진 분위기를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성심당 대전역점’이 없어진다고?…빵 사던 환승객들 ‘절망’ [해시태그]
  • 경찰, 김호중 방문한 고급 유흥주점 새벽 압수수색
  • 다꾸? 이젠 백꾸·신꾸까지…유행 넘어선 '꾸밈의 미학' [솔드아웃]
  • "깜빡했어요" 안 통한다…20일부터 병원·약국 갈 땐 '이것' 꼭 챙겨야 [이슈크래커]
  • 부동산PF 구조조정 시계 빨라진다…신평사 3사 "정부 대책 정상화 기여"
  • "전쟁 터진 수준" 1도 오를 때마다 GDP 12% 증발
  • 유니클로 가방은 어떻게 ‘밀레니얼 버킨백’으로 급부상했나
  • AI 챗봇과 연애한다...“가끔 인공지능이란 사실도 잊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5.1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1,880,000
    • -1.06%
    • 이더리움
    • 4,265,000
    • -1.55%
    • 비트코인 캐시
    • 676,000
    • +1.73%
    • 리플
    • 707
    • -2.35%
    • 솔라나
    • 235,800
    • -1.34%
    • 에이다
    • 652
    • -2.83%
    • 이오스
    • 1,093
    • -3.36%
    • 트론
    • 169
    • -1.74%
    • 스텔라루멘
    • 147
    • -2.65%
    • 비트코인에스브이
    • 89,950
    • -2.28%
    • 체인링크
    • 23,290
    • +3.05%
    • 샌드박스
    • 594
    • -3.8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