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기차가 늘어나면 전기차 충전기 수요도 그만큼 늘어나게 됩니다. 그런데 공용 급속충전기 보급이 확대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반면 비공용(개인용) 완속충전기 보조금은 이미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미 보급된 개인용 충전기를 잘 공유하는 것이 전기차 인프라 구축의 관건이 될 겁니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무실에서 지난 26일 이투데이와 만난 전기차 충전기 공유 스타트업 차지인의 최영석 대표(45)는 “특히 전력 여유분이 크지 않은 기존 대단지 아파트는 주차장마다 충전기를 증설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전기 공유 수요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국내 보급된 공용 급속충전기는 모두 합쳐봐야 2000개 미만인데 비해 전기차 차주가 보유한 비공용 완속충전기는 1만여 개에 달한다. 이 완속충전기들을 공용 인프라로 엮자는 것이 최 대표가 차지인을 설립하고 충전기 공유 솔루션 ‘망고’를 오는 7월에 내놓는 배경이다.
정부도 이미 지난 3월부터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전기차 구매자 전원에게 조건없이 지원하던 비공용 완속충전기 설치비를 축소하는 한편 공용 완속충전기 설치 보조금을 늘리는 정책을 내놓으며 ‘공유’를 강조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적용하는 충전기 보조 지원금은 개인 전용일 경우 300만원, 함께 쓰면 최대 500만원까지다. 업계 관계자들은 충전기 보급 예산이 전기차 확산 속도를 따라가기엔 한정돼 있기 때문에 비공용 완속충전기 예산은 내년에 더 큰 폭으로 축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년 이상 자동차 사고분석장비업체 등을 운영하고 관련 논문을 저술하는 등‘자동차통’으로 업계의 인정을 받는 최 대표는 이런 트렌드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내다보고 준비해왔다. 실제로 전기차 충전기 이용자들의 패턴을 분석해봐도 급속충전기보다 내 집앞 충전 인프라 요구가 훨씬 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지인은 오는 7월과 11월 차례로 망고솔루션이 부착된 7kW 완속충전기와 220V 콘센트용 충전기를 출시하고 연말부터 아파트와 공용건물에 설치된 비공용 완속충전기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기존 충전기에 약 50만 원의 비용을 부담해 ‘망고’ 솔루션을 설치하면 1년 만에 투자를 회수하고 수익도 거둘 수 있다”며 “자신의 충전기를 망고를 통해 공유하는 전기차주들은 전국 어디서든 망고 솔루션이 설치된 완속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충전기 인프라 시장에서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사업자는 차지인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유 사업만으로는 수익성이 낮지만 블루투스 모듈, 애플리케이션, 멤버십 등 공유 솔루션과 시스템 판매는 수익성이 굉장히 높은 분야”라며 “자동차 회사나 충전사업을 소규모로 열고자 하는 주차장 사업자 등에게 애플리케이션과 소프트웨어 등의 솔루션을 판매해 나갈 것”이라고 사업 방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