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美 마블 ‘엑스맨’, 인도네시아를 발칵 뒤집어놨다…왜?

입력 2017-04-12 08:01 수정 2017-04-1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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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블코믹스의 만화 ‘엑스맨’ 최신판이 인도네시아를 발칵 뒤집어놨다. 만화 곳곳에서 ‘이슬람 강경파’를 암시하는 코드가 숨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치·종교적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문제가 된 것은 지난 5일 출간된 ‘엑스맨 골드’ 1권이었다. 이 만화의 그림은 인도네시아 유명 만화가 아르디안 시아프가 그렸는데, 그는 만화 곳곳에 반기독교·반유대주의를 상징하는 암호를 그려넣었다. 예를 들어 이 만화의 유대인 출신 캐릭터인 키티 프라이드가 자신을 엑스맨의 새 리더로 소개하는 장면에 만화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숫자 ‘212’가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숫자 212는 인도네시아 무슬림 과격단체들이 중국계 기독교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 자카르타 주지사를 반대하는 시위를 일으킨 지난해 12월 2일을 뜻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당시 20만 명이 모인 이 집회를 ‘212 시위’라고 칭하기도 한다.

논란이 된 부분은 또 있다. 엑스맨의 또 다른 멤버인 러시아 출신 콜로서스가 입은 티셔츠에 적힌 ‘QS 5:51’이란 글자다. 언뜻 보기에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이지만, 일부 무슬림 사이에서는 유대인이나 기독교인은 무슬림의 지도자가 될 수 없다는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는 이슬람 경전 코란의 ‘5장 51절’구절을 가리킨다. 숫자 ‘51’은 이 대목 외에도 만화 곳곳에 등장한다. 아르디안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의미를 담아 그림을 그렸다는 점을 시인하고 사과의 글을 올렸다.

엑스맨 골드 1권이 인도네시아에서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최근 인도네시아의 종교·정치적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국계 푸르나마 주지사는 2014년 50년 만에 기독교인으로는 처음으로 자카르타 주지사에 올랐으나 최근 무슬림 강경파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상황. 지난해 9월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그는 “코란 5장 51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이들에게 속았다면 내게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가 신성모독 혐의로 고발됐다. 푸르나마 주지사에 대한 재판은 아직도 진행 중이며, 그가 신성모독법을 위반했다고 판결이 날 경우 5년형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마블은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전량 수거해 문제의 부분을 삭제할 것이라며 공식 사과도 했다. 마블은 종교적 불똥이 튈까 우려해 해당 작가에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마블 측은 성명에서 “엑스맨 골드에서 논란이 된 부분은 내재된 의미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삽입됐다”면서 “해당 부분은 마블의 작가와 에디터의 견해와는 상관이 없으며 특히 마블코믹스와 엑스맨이 출간부터 지향해온 포용성에 완전히 반대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은 최근 젊은 인구층과 빠른 성장세로 식품에서 화장품 업체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전에 종교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교도 인구가 전체의 80%를 넘는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무슬림 학교 학생들이 밸런타인데이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서방 국가에서는 이날 성적으로 문란함이 조장되는 날이라며 이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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