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부선 아파트’ 막기… 공공위탁관리 자리잡을까

입력 2017-04-1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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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단지 2곳 선정 SH 소속 관리소장 2년간 파견…공공이 민간 영역 개입 한계 지적도

▲사진=이투데이DB
▲사진=이투데이DB

서울시가 아파트 관리 비리와 갈등 등을 바로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든 ‘공공위탁관리’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11일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따르면 시는 1994년 준공된 1267가구 규모의 성동구 금호 두산아파트를 공공위탁관리 사업의 두 번째 시범단지로 지정했다. 시는 불투명한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이곳에 SH공사 소속 관리소장을 배치하고, 최대 2년간 관리작업에 들어간다.

지난해 ‘맑은아파트만들기’ 시즌Ⅲ에서 발표된 공공위탁관리는 관리 갈등을 겪고 있는 민간아파트 주민들이 요청을 하면, 운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SH공사 소속 관리소장을 최대 2년 동안 파견·관리하는 사업이다. 배우 김부선 씨 같은 제2의 난방열사가 나타나지 않도록 공공이 개입해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체 입주민의 과반이 찬성하거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의결을 거쳐야 하고, 기존 주택관리 업체와 오는 6월 30일 이전에 계약이 종료돼야 가능하다.

이번 2호 시범단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서울 곳곳의 단지들이 위탁관리를 신청했지만,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수였다. 전화문의는 물론 시를 직접 방문해 상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입주민이 적지 않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지난 2월 공공위탁관리 사업이 도입돼 시범사업 1호로 선정된 단지는 준공 24년 된 관악구 신림현대아파트다. 163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준공 후부터 한 업체가 줄곧 아파트를 관리했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단지보다 관리비가 많이 나온데다, 장기수선 계획과 안전계획이 부실하고 재고자산관리 등이 미흡하다는 불만이 제기돼 입주민들이 공공위탁관리를 신청했다.

시범 2호 단지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절적한 관리비 집행 문제가 불거지고, 동대표와 관리소 직원 간 갈등이 발생하면서 의결 과정이 지연되는 등 문제가 지속됐다.

서울시와 SH공사가 신림현대아파트에 파견한 위탁관리팀은 관리를 맡은 지 2개월이 지난 현재 각종 용역, 공사 등이 규정에 맞게 관리됐는지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 관리팀은 부정한 내역을 수정·보완하는 과정을 거쳐 투명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게 목표다. 위탁 기간 중 관리가 정상화될 경우 입주민 과반수나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관리를 조기 종료할 수 있다.

시는 2개 시범단지의 효과 등을 분석해 내년 초 이 사업을 정착시켜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의 효과를 아직 기대하긴 어려워 첫 시범단지가 시행 6개월을 맞는 오는 8월께 위탁관리 전후의 차이점과 만족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의 공공개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간영역을 침해한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어 공공이 개입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서울시는 단지 내 문제를 다 해결하기보다 갈등이 심각한 부분에만 손을 대 정상화시키는 데 초첨을 맞추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위탁관리는 높은 관리비를 줄이기보다 대표성을 가진 입주민과 함께 관리 질(質)을 개선해 시스템 투명성을 강화하고 비리를 차단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의 비리를 차단할 수 있는 법 개정도 쉽지 않은 모양새다. 앞서 서울시는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및 감사 등이 법 규정을 한 번이라도 위반할 경우 퇴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늦어도 올 1월 시행하기로 했지만, 입주민의 자유권 침해 논란을 둘러싸고 국토교통부와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여전히 시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행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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