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 베트남으로 '가자, 가자'

입력 2007-11-12 15:5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글로벌IB 증권사로 발돋움 목표...현지 증권사 설립 검토

"30대 이후 젊은층 인구비중(2005년말 기준) 66.5%, 세계 쌀 생산 2위, 커피 생산 2위, 원유 추정매장량 30억 배럴, 천연가스 추정매장량 5조 입방피트, 철광석 추정매장량 10억톤..."

베트남의 현 상황이다. 이런 엄청난 시장을 놓고 국내 증권사들의 한판 경쟁이 벌어졌다. 이들은 베트남 현지 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그 첫 라운드를 시작했다.

지난 7월 브릿지 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베트남 현지 사무소를 개소한 이후, 9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후 11월에 들어서면서부터 대우증권과 현대증권이 베트남 현지 사무소를 개소했으며, 오는 27일에는 우리투자증권도 베트남에 닻을 올릴 예정이다.

이들이 베트남에 집중 '입질'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무엇보다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의 거점으로 삼아 그들의 강점인 브로커리지나 투자은행(IB)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 IB증권사로 커나가는 데 있다.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베트남은 현재 외국자본을 끌어 들이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게다가 이제 걸음마 단계인 주식시장에서 국영기업의 민영화가 진행되고 있어 기업공개(IPO) 대기중인 기업들만 해도 수백여개가 된다고 한다.

특히 베트남은 최근 5년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평균 7.5%를 기록했으며, 2005년과 2006년에도 연속 8%가 넘는 고도 경제성장을 유지했다.

베트남 정부는 2010년까지 국영기업의 수를 1000개 이하로 줄일 계획이며, GDP는 2000년 대비 2배 이상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해외 시장을 모색하고 있고 또 브로커리지나 IB의 강점을 살리려는 증권사들이라면 베트남에 군침을 삼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들이 현재 베트남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직까지 시장조사와 네트워크 관리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왜냐하면 현지 법률상 현지 사무소 개설로는 영업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긴 안목에서 베트남을 발판삼아 글로벌 증권사로 커 나갈 포부를 지니고 있다.

지난 5월 우리투자증권 박종수 대표는 기자들과 가긴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IB로 도약하기 위해 그 첫 단계로 올 하반기 싱가포르에 자본금 200억원 규모로 동남아 IB센터를 설립하고 중국에 리서치센터를 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동남아IB 센터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3개국에 개소될 현지 사무소와 연계해 본격적인 동남아 지역 IB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내년 이후에는 자문영업, 인수사업을 본격 추진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을 아우르고, 나아가 인도를 커버하는 등 경쟁력 있는 IB센터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 베트남 사무소를 연 한국투자증권은 현지에서 마케팅 활동과 시장 동향 및 정보조사, 베트남 주요정부 기관 및 기업과 협력관계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의 향후 궁극적 목표는 베트남 현지 증권사 설립이다.

개소식에서 한국투자증권 유상호 대표이사는 "금융실크로드의 핵심축인 베트남 현지 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몽골,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카자흐스탄 등 신흥성장국가에 본격 진출해 2014년 '아시아 TOP5 투자은행'이라는 목표를 달성 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지난 6일 같은 호치민에 사무소를 연 대우증권은 현지 증권사인 바오이엣 증권과 업무제휴를 맺은 경우다.

현지 증권사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대우증권은 국영기업의 민영화 관련 컨설팅 과 지분 투자 사업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IB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우증권은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해 베트남 외에도 지난 7월 인도네시아 이트레이딩증권의 지분 19.9%를 인수하고 현지에 IB전문가를 파견해 사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이슬람 금융시장을 목표로 말레이시아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역시 지난 8일 호치민에 사무소를 개소한 현대증권은 이머징 마켓의 거점 확보 전략에 따라 진출한 첫번째 사무소로 앞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지속적인 고성장이 기대되는 동남아 지역 개척의 허브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한 현대증권은 베트남 투자펀드 출시와 현지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공기업의 민영화 및 우량기업 IPO에도 적극 참여하게 되고, 현지 부동산, 자원개발, SOC 인프라 구축 등의 투자업무와 베트남 기업의 한국증시 상장주선 등과 같은 IB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현대증권은 베트남 주식시장 및 공기업 민영화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한 바 있으며, 현재 베트남 증권사 인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 신사업추진본부 한준호 차장은 "현지 사무소는 아직 직접 영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지의 네트워크를 원활히 쌓아 빠르고 정확한 시장조사와 정보를 획득해 한국과 베트남을 매개하는 역할뿐 아니라 베트남 현지 증권사 설립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금융권 휘젓는 정치…시장경제가 무너진다 [정치금융, 부활의 전주곡]
  • 요즘 20대 뭐하나 봤더니…"합정가서 마라탕 먹고 놀아요" [데이터클립]
  • "책임경영 어디갔나"…3년째 주가 하락에도 손 놓은 금호건설
  • "노란 카디건 또 품절됐대"…민희진부터 김호중까지 '블레임 룩'에 엇갈린 시선 [이슈크래커]
  • "밀양 여중생 성폭행 가해자는 맛집 운영 중"
  • 새로운 대남전단은 오물?…역대 삐라 살펴보니 [해시태그]
  • 尹 "동해에 최대 29년 쓸 천연가스 매장 가능성...올해 말 첫 시추작업 돌입"
  • "이의리 너마저"…토미 존에 우는 KIA, '디펜딩챔피언' LG 추격 뿌리칠까 [주간 KBO 전망대]
  • 오늘의 상승종목

  • 06.0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6,237,000
    • +1.33%
    • 이더리움
    • 5,257,000
    • -0.72%
    • 비트코인 캐시
    • 651,500
    • +1.64%
    • 리플
    • 724
    • +0.7%
    • 솔라나
    • 231,200
    • +1.18%
    • 에이다
    • 635
    • +2.09%
    • 이오스
    • 1,128
    • +0.45%
    • 트론
    • 158
    • -2.47%
    • 스텔라루멘
    • 14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750
    • +1.12%
    • 체인링크
    • 24,640
    • -3.41%
    • 샌드박스
    • 634
    • +2.5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