低인플레 시대 막 내리나...전 세계 물가·임금 상승 조짐

입력 2017-02-0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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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유럽 등 각국의 소비자 물가와 임금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세계적인 저물가 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 1월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이는 4년 3개월 만의 최대폭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폭등한 계란값이 물가를 큰폭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이어오다 1월들어 갑자기 껑충 뛰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유로존 통계청인 유로스타트는 역내의 1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1.8% 올랐다고 발표했다. 약 4년 만의 가장 큰 폭으로 뛴 에너지 가격이 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 기반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상승하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독일 채권시장에 반영된 향후 10년간 예상 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1월 초 1.10%에서 1월 31일 시점에는 1.36%에 달했다. 일본에서도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0.45%에서 0.61%로 뛰었다.

이같은 물가 상승 배경에는 에너지 가격의 회복, 노동 시장 회복, 대출과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저금리 정책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임금과 물가가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2016년 고용비용지수는 2.2% 상승, 2010~2014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인 2%를 약간 웃돌았다. 또한 미국의 민간 평균시급은 작년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용 시장도 개선돼 임금도 오르고 있음을 반영했다.

WSJ는 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율이 급격히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현안 중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판테온 매크로 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디스인플레 메커니즘과 디플레이션 메커니즘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의 메커니즘이 정착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안정, 중국산 제품 가격 상승, 미국의 낮은 실업률이 임금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일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0.75%로 동결하고 향후 완만한 인상 방침을 재확인했다. 한동안 매파적 색깔을 선명히 해왔으나 급작스럽게 방침을 선회한 것이다. 금리 인상이 경기 확대를 저해할까 우려해 공격적인 통화정책은 자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물가 지표로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작년 12월에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해 지난 2014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줬다.

유로존과 일본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상승이 이어질지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의 다음 행동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준과 달리 ECB와 BOJ는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한 대규모 채권 매입을 계속하고 있어 금리는 마이너스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율은 ECB의 목표인 2% 수준에 거의 근접했지만 ECB는 부양책을 철회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 ECB는 오히려 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1월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0.9%로 2015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달 19일 정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율은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기조적인 물가 압력은 계속 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ECB는 인플레이션율 상승에 따라 금리 인상을 예상 시점보다 앞당긴 적이 있다. 2008년과 2011년에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가 몇 달 후 방향을 틀어 다시 금리 인하로 돌아섰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1월 인플레이션율이 각각 1.6%, 3%로 애널리스트 예상을 웃돌았다.

BOJ도 지난달 31일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인플레이션 전망 상향도 보류했다. 이는 오랫동안 디플레이션과 전쟁을 벌여온 만큼 물가 전망을 끌어올리는데에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한 판단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물가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과 일본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상승은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일본에서는 인플레이션 기대가 만성적으로 낮다. 유로존 실업률이 10%에 가까운 상황이어서 임금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자산운용의 글로벌 채권 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을 확인하려면 미국이 가장 알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감세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촉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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