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人사이트] 조정호 벤디스 대표, 사시 준비하다 ‘디지털 식권’ 꽂혀… 거래사 91곳

입력 2016-11-0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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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상품권서 착안… 월 거래 15만건 연 200억 규모… 구내식당용 단말기 개발·중소기업까지 통합 식권대장 운영 목표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아날로그 식권 문화를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 벤디스
▲조정호 벤디스 대표는 아날로그 식권 문화를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 벤디스
서울 강남구 차병원 사거리 한복판에 자리 잡은 벤디스 사무실. 그곳을 방문했을 때는 30여 명의 직원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한 사람. 훤칠한 키에 딱 부러진 체격을 가진 조정호 대표였다. 매주 축구를 하며 체력을 다진 그가 ‘식권대장’을 서비스하는 벤디스를 창업한 이유는 “아날로그 식권 문화를 디지털로 바꾸고 싶어서”였다.

◇사시 준비생, 디지털 식권 서비스에 ‘확신’ = 한국외대 법학과를 다니며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조정호 대표는 로컬 소상공인을 위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공부하던 책을 덮고 시작한 것은 로컬 통합 마일리지 서비스. 제휴해 있는 소상공인들이 하나의 포인트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조 대표는 이를 통해 공동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포부를 품었다.

하지만 당차게 시작한 사업은 얼마 가지 않아 벽에 부딪혔다. 당시에는 한번 온 고객을 관리하는 것보다 당장 고객을 끌어 매출을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실패를 맛본 조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모바일 솔루션 시장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기프티콘이 성장하던 시기였다. 예를 들면 프랜차이즈 카페와 제휴해 쿠폰을 선물로 주고받으며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조 대표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매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매출이 발생하는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조 대표에게 기회가 찾아온 것은 이때였다. A회사가 모바일 상품권을 B2B로 거래하는 사업을 했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이곳에서 투자를 유치해 협업할 기회를 얻게 됐다.

당시 대형 게임사 한 곳에서 종이로 된 상품권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전용으로 쓸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을 만들어 달라는 외주를 받게 됐고 이를 조 대표가 담당하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프로젝트가 무산돼 백지 상태가 됐지만 조 대표는 여기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된다. 그는 “우리가 B2C 형태로 공략하려고 살펴봤는데 회사에서는 그때까지도 아날로그(종이) 형태로 식권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며 “식권 서비스를 디지털로 제공하면 상권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2014년 1월 벤디스는 그렇게 생겨났다.

벤디스를 설립하면서 사업을 시작한 조 대표는 가장 먼저 멤버 영입에 공을 들였다. 벤디스를 시작하면서 안드로이드와 서버 개발 전문가인 한선호 CTO를 영입했다. 또 영업은 자신이 담당해 문제없지만 경영 전략적인 접근은 막막했기 때문에 지인의 소개를 받아 장준영 CSO가 합류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월 거래 금액이 늘어나자 회사 재무 안정성을 위해 지난해 장성진 CFO를 합류시켜 ‘판타스틱4’를 구축했다.

◇점먹튀? 눈에 띄네… “출근하고 싶은 회사 만들 것” = 벤디스는 기업용 모바일 식권 서비스인 ‘식권대장’을 서비스하고 있다. 회사에서 사용되는 식권 관리 체계를 모두 담아 이를 모바일로 전환해 일괄 관리하고 있다. 식권을 제공하는 방식은 기업마다 다른데 다양한 방식으로 세팅해 일정 포인트가 정기적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들어온 포인트를 회사 주변 제휴한 식당에 가서 식사한 뒤 스마트폰을 제시하면 포인트 차감을 통해 계산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벤디스는 일정 부분 수수료를 받게 된다. 수수료는 기업의 규모나 임직원에 따라 다양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고 설명한다. 조 대표는 “회사 각각의 수수료를 각 기업의 기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며 “미팅을 통해 유동적으로 적용하되 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도 식권대장 도입에 부담되지 않을 정도의 비용으로 도입한다고 귀띔했다.

현재 벤디스는 총 91개의 거래사를 보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솔그룹 내 자회사 4곳(한솔홀딩스, 한솔제지, 한솔아트원제지, 한솔로지스틱스)과 한국타이어, 현대오일뱅크, SK플래닛 등이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연간 거래액은 200억 원을 넘어서며 1만7000여 명의 임직원이 사용하고 월 거래 건수는 15만 건에 달한다.

회사를 이 정도 규모까지 키우는 데 우여곡절도 많았다. 조 대표는 창업기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멤버들이 등을 돌리고 나갈 때’를 꼽았다. 어느 회사든지 퇴사하는 인원이 있기 마련이지만 조 대표는 이 부분을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노력했다. 그는 “회사 서비스가 반향이 없고 힘들다고 할지라도 같은 구성원들이 활기차면 힘이 난다”며 복지 문화에도 힘쓰기 시작했다.

그가 내세우는 회사 대표 문화는 ‘점먹튀’와 ‘눈에띈애’다. ‘점심 먹고 튈 수 있다’의 줄임말인 점먹튀는 조 대표의 아이디어로 자율적이고 책임을 적절히 분배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반영됐다. 예를 들면 직원 중 생일자는 점심만 먹고 바로 조기 퇴근할 수 있다. 눈에띈애는 반기별로 구성원 중 가장 열심히 일한 사람을 투표로 결정하고 선정된 사람은 역시 점먹튀를 할 수 있다.

조 대표는 이 같은 복지제도의 시행에 대해 “밖에 나가서 힘들고 지친 영업팀이 회사에 왔을 때 외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넌 나에게 참 괜찮은 동료야’라는 생각이 들면 성공적인 복지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벤디스는 내년 서울과 경기권을 넘어 모든 구내식당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개발했다. 처음 시작은 외부 식당과 제휴를 맺어 기업을 도와줬다면 앞으로는 회사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벤디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현재 영세 중소기업들은 사원증 없이 식권을 종이로 발급해 사용하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 식권대장을 도입해 디지털화로 변경하겠다는 포부다.

조 대표는 “내년에는 외부에서 파견된 직원이나 사원증을 발행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까지 통합해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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