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실업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실업급여 혜택까지 종료된 장기실업자가 최근 4개월새 약 2배 폭증했다. 조선과 해운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장기적인 경기침체 돌입신호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 수는 18만2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만2000여 명 증가했다.
지난달 증가 폭은 실업자 기준을 구직 기간 1주일에서 4주일로 바꾼 1999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결과다. 8월의 6개월 이상 실업자 수는 1999년 8월 27만4000여 명을 기록한 이후 8월 기준으로 최대치다.
지난 4월 장기백수는 약 9만50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4개월만인 8월 장기백수는 18만2000여 명에 달하면서 2배 가까이 폭증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구조조정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로 인한 실업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장기백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해운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관련 산업 부문의 대량해고가 예상되면서 노동계를 중심으로 관련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장기실업자 수는 2013년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4년 이후에는 매달 평균적으로 1만∼2만여명씩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까지 증가 폭이 3만∼4만여명으로 확대됐고, 지난 7월 약 5만1000명으로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증가 폭이 6만명대로 늘었다.
장기백수는 실직후 6개월여 동안 지급되는 실업급여 혜택까지 종료된 실업자들을 의미한다. 지난달 전체 실업자 중 장기실업자 비율은 18.27%로 IMF 외환위기 여파로 몸살을 앓던 1999년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1999년 당시 20%에 달했던 장기실업자 비율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0년 이후에는 7∼8% 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장기실업자가 늘면서 장기실업 비중은 10%대로 올라선데 이어 올해 7월에는 10% 후반대까지 치솟았다.
이같은 장기실업자의 증가세는 이미 한국경제가 장기침체와 디플레이션의 길에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