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별세… ‘카레 대중화’ 이끈 국내식품 산업의 선구자

입력 2016-09-12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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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향년 86세 일기로 타계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이 12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오뚜기는 함 명예회장이 오후 2시 37분에 별세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1930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69년 오뚜기식품공업을 설립했고 1971년 오뚜기식품공업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1969년 오뚜기창업이후 47년간 오직 국내 식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외길 인생을 걸어온 한국 식품산업의 산증인이다.

1969년 5월 국내 최초로 카레를 생산해 대중화시켰고 1971년 8월에는 토마토케첩, 1972년에는 마요네스를 국내 처음으로 생산해 판매했다.

1980년대에는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으로 ‘베스트푸드마요네스’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CPC인터내셔널과 세계 제일의 케첩 회사인 미국의 하인즈사의 국내시장 진출로 10여년간에 걸친 치열한 경쟁에서 우리시장을 지켜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

1978년에는 국내 최초로 2단계 고산도 식초발효공법에 의한 2배식초, 3배식초를 개발해 출시했다. 뛰어난 발효기술력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사과식초, 포도식초, 현미식초 등 식초의 다양화를 처음으로 이뤄냈다.

함태호 명예회장은 품질관리를 위해 ISO인증 취득이나 HACCP인증 획득에 못지 않게 더 중요한 것은 항상 ISO와 HACCP체제로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맛과 품질에 대해 소비자에게 철저히 책임을 지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매주 금요시식에 직접 참여해 시식평가를 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맛과 품질에 대해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직접 챙겼다. 이러한 그의 집념과 철학이 국내 식품회사 중 가장 많은 1등 제품(카레, 케첩, 마요네스, 레토르트, 식초, 마아가린, 참기름, 스프, 당면, 미역, 드레싱, 육류소스, 후추, 겨자,와사비, 국수, 물엿, 쨈, 즉석국등)을 보유할 수 있는 이유이다.

특히 1980년대 '베스트푸드 마요네즈'로 알려진 미국계 다국적기업 CPC인터내셔널과 세계 최대 케첩 회사인 미국 하인즈에 맞서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고인의 품질에 대한 고집 덕분이었다.

고인은 기업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 했다. 미래사회의 주인공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후원사업을 구상하던 중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들이 10세 이전에 수술을 받지 못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한국심장재단과 결연을 맺고 1992년도부터 후원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매월 5명으로 시작한 후원은 점차 그 인원을 늘려 현재는 매월 23명을 후원하고 있다. 지난 7월말 현재 현재 4242명의 어린이들에게 새 생명을 선사했다. 국가와 사회발전에 이바지 할 유능한 인재 양성을 통해 국민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것은 기업의 또 다른 책무라는 소신을 갖고 1996년 12월에 사재를 출연해 오뚜기재단을 설립했다.

이 외에도 생활용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식아동, 홀로 사는 어르신, 장애인등 우리 사회 저소득 계층에 식품을 지원해 주기 위해 1999년부터 전국 11개 광역푸드 뱅크를 통해 물품을 후원하고 있다.

그는 누구보다 나라를 사랑한 애국자이기도 했다. 사가는 3절까지 부르고 애국가를 1절까지 부른다는 것은 국민 된 도리가 아니라며 매월 첫 조회와 모든 행사에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게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를 지향하는 참 기업인이었다"며 "매년 연말이면 간부사원 부부를 초청해 한 해 동안 내조를 아끼지 않은 아내들에게 격려와 고마움을 전할 정도로 살뜰하게 임직원을 아낀 따뜻한 경영인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함 명예회장은 식품산업을 선도하는 선구자로서 지난 2005년 해외 신시장 개척 공로를 인정 받아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했으며 2011년에는 국민 식생활 개선을 통해 국가사회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고인 함 명예회장은 부인 고 박보옥 여사와의 사이에서 1남2녀를 두고 있다. 2010년 회장직을 외아들 함영준 회장에게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16일 오전 6시30분이다. 조문은 오는 13일부터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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