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같은 배를 만들어도 이익이 많이 나는 이유'

입력 2007-08-0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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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간 단축하고 수익성 높은 컨테이너선 수주에 집중한 탓

“비싼 선박 1척 파는 것도 좋지만 여러 척의 배를 신속하게 많이 건조하는 것이 기업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더 좋은 전략입니다.”

세계 최강의 국내 조선업체들이 LNG선, 쇄빙선 등 3억달러 가까이 되는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평균 1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컨테이너선 수주를 독식하고 있어 다소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은 타 조선업체들보다 4배 이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일반적으로 LNG선의 경우 1척당 선가가 2억5000만 달러에서 3억달러 가까이 되지만 컨테이너선의 경우 최근 가격이 많이 올랐어도 평균 1억달러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선소라는 특수성이 배제돼 있다.

◆도크 건조 짧은 컨테이너선이 수익성 보장

비록 가격측면에서 컨테이너선이 LNG선 같은 선박보다 낮지만 도크라는 배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건조 기간을 얼마나 단축시키느냐가 조선업체들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즉, 통상 LNG 선 등의 건조기간은 2년여 필요하지만 컨테이너선은 7개월에 불과해 도크 한 곳에서 LNG 선을 한 척 만들 수 있다면 컨테이너선은 3척 이상을 건조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중공업은 컨테이너선의 안정적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고수익이 보장되는 수익성 위주의 선박을 수하는 데 영업력을 집중해 왔다.

또한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대국의 성장으로 전 세계적인 물동량이 급증하고 선박의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나, 조선소 입장에서 선박 수주를 서두를 필요가 없었던 것도 큰 이유다.

현대중공업이 지금까지 건조한 컨테이너선은 350여척이 넘었으며 세계 최초로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수주하고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의 설계를 완료하는 등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컨테이선 운임 상승이 선가 상승으로 이어져

현대중공업의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임 상승에 대한 예상이 적중하면서 컨테이선 수주에 대한 선가도 동반 상승하게 됐다.

현대중공업의 예상대로 컨테이너선 운임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선주사들의 발주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선의 큰 폭으로 선가도 뛰었다.

지난 2003년 6200TEU급 기준으로 7100만달러 수준이었던 선가가 2004년에는 9100만 달러로 크게 뛰더니 2006년 말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1억달러를 넘겼고, 최근에는 1억200만달러까지 올랐다.

여기에는 현대중공업의 기술력과 선박 생산성 개선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운임상승으로 인한 보다 많은 혜택을 기대하고 있던 컨테이너선사들은 높은 선가를 지불하더라도 납기를 최대한 당길 수 있는 조선소가 필요했고,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기술력, 생산성 개선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춘 현대중공업을 찾은 것은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컨테이너선이 짧은 건조 기간으로 높은 선가의 선박을 많이 건조할 수 있어 유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년간 전체 선박 수주량 중 컨테이너선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생산성 개선을 통해 설계를 제외한 공기도 7개월로 줄여 LNG선의 절반 이하로 크게 낮췄다.

◆컨테이너선 수주전략 적중...실적도 높아

수익성 위주의 수주 전략의 결과는 곧 뛰어난 실적으로 연결됐다.

2007년 1분기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에서 매출액 1조 6600억원에 영업이익 2700억원을 기록해 16.26%의 영업이익율을 달성했다.

이같은 실적은 동종업계 타 조선업체들과 비교해 볼 때 영업이익율이 무려 4배 이상 높은 것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이 올 들어 수주한 선박 89척 중 70%에 가까운 59척이 컨테이너선이며, 현재 1만TEU급 이상 30여척을 포함해 모두 160여척의 컨테이너선 수주 잔량을 보유하며 이 분야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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