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찾는 돈]② ‘돈의 방황’ 단기성자금 M1 올해에만 34조 늘었다

입력 2016-06-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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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수식입출식 예금 급증, 통화승수·통화유통속도 최저… 불확실성에 투자보다는 금융기관으로

9년차 직장인 김민우(36)씨는 지난달 2년간 모은 적금 1500만원의 만기를 맞았지만 해당 자금을 은행 월급 통장에 그대로 두고 있다. 예·적금을 재가입하자니 기준금리가 추가 인하돼 장기간 돈을 넣어둬도 수익률이 신통치 않다.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지인이 추천하는 종목마다 주가가 내리는 것을 보니 주식 투자도 쉬운 결정은 아니다. 김씨는 “펀드에 데인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거액도 아니기 때문에 도대체 어디에 돈을 둬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경기 침체와 저금리로 민간이 보유한 갈 곳 잃은 돈이 크게 늘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식입출식 저축성예금으로 구성된 M1(협의통화)은 올해에만 34조원이 늘었다.

M1의 지난해 12월 말 평균잔액은 686조6870억원이었지만 올해 4월 평균잔액은 720조9921억원으로 4개월 새 5.0% 증가했다. M1 증가는 민간이 보유한 유동성이 크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보다는 현금 보전을 택하는 민간의 불안한 심리가 반영된 현상이다.

M1 중 요구불예금의 상승 비율이 가장 큰 것도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에 예고없이 예금주가 돈을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의 지난 4월 평균잔액은 186조4583억원으로 지난해 말 177조4369억원에 비해 5.1% 늘었다. 같은 기간 현금통화는 4.8%,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은 4.9%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이달 9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가속화하고 있다. 금리인하로 시중금리가 더 떨어지는 상황이지만 금리인하 후 5영업일만에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원화예수금 잔액은 되레 10조4152억원 증가했다.

민간의 유동성 증가는 통화 유동성을 떨어뜨리는 것과도 연관이 깊다. M1에서 2년 미만 금융상품을 더한 M2(광의통화)를 한은이 공급한 통화인 본원통화로 나눈 통화승수는 지난해 4분기 17.2배(분기말 잔액기준)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 수치는 올해 1분기 17.3배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 유동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통화유통속도 역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M2로 나눈 통화유통속도는 지난해 0.7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2004년 0.94 이후 지속적으로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수치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생산과 소비가 위축되는 반면 단기 유동성은 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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