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회사채 발행 취소...금리인하의 패러독스 회사채시장 찬바람

입력 2016-06-0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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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수요예측 보류, “시장 상황 지켜봐야”… 국책은행 코코본드 발행도 시장 위축시킬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당분간 보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통위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데다 시장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금리가 인하되면서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책은행의 대규모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은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등 회사채 발행 일정 취소=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7월 초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금통위가 이날(9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영향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을 취소한 것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기 위한 것”이라며 “언제 다시 발행을 추진할 지는 확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 외에도 만도, 대신F&I, 보령LNG터미널 등 6월 말~7월 초에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던 기업 대다수가 일정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통위의 전격 인하가 회사채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이처럼 기준금리 인하가 회사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는 것은 경기 하방 압력과 관련이 깊다. 통상 기준금리가 내려간 직후에는 국고채와 회사채의 스프레드(금리차이)가 확대된다. 경기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회사채보다 국고채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이다. 스프레드 확대는 투자자들이 국고채보다 수익률이 높지만 상대적 위험도가 높은 회사채를 기피한다는 뜻이다.

박태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우량물 중심으로 발행 일정이 미뤄질 수 있다”며 “금리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회사채보다 국고채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코본드 대규모 발행 예정도 회사채 시장 악재= 장기적으로는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가 우량물을 중심으로 조달금리를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칠성이 회사채 발행 일정을 늦춘 것도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가 지난해 7월 발행한 만기 3년인 700억원 규모 회사채(AA+)의 표면이율은 1.933%였다. 이는 당시 월 기준 AA+ 회사채 민간신용평가 평균 금리인 1.995%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은 AA+ 신용등급에 비해 금리가 크게 낮은 수준은 아니었다”며 “당분간 차환 물량도 없는 만큼 금리 하락을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시장 상황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국책은행이 코코본드 발행에 나서면 AA+등급 이상 회사채 수요가 줄 수 있어서다. 기준금리 인하로 회사채 수익률이 줄어든 상황에서 장기물 투자 수요가 코코본드로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준금리 인하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는 대목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자본확충을 위해 최소 5조원에서 최대 11조원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국책은행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코코본드 대부분이 정부가 조성하는 자본확충펀드가 아닌 시장에서 소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다.

국내 연기금의 채권담당은 “지난해에도 주택금융공사 MBS(주택저당증권)가 시장에 많이 풀릴 때 회사채 5년물 발행이 원활하지 못했다"며 "코코본드 발행도 5년물 이상 회사채의 수요 부족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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