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만과 배임으로 얼룩진 '주인없는 상장기업들' 투자주의보

입력 2016-05-0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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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구조조정으로 인해 주인 없는 상장 기업들이 속속 늘어가면서 방만과 배임으로 얼룩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그룹이 해체되면서 계열사들은 새 주인을 찾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가운데 동양네트웍스가 지난해 3월, 동양은 지난 1월 각각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문제는 법정 관리 기간에 배임과 횡령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법정관리를 통해 회사가 정상화돼가는 과정에서 비상식적으로 회삿돈을 사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동양의 법정관리인은 회삿돈을 횡령해 올해 초 구속됐다. 법정관리인과 북경사무소 대표가 공모해 중국 현지 아파트 매매대금을 빼돌리고 허위보고해 1억8200만원 상당의 돈을 챙겼다가 검찰에 적발된 것.

범행을 저지른 인물은 동양피해자대책위원회가 추천한 인물로 현재 동양의 대표이사와 함께 동양의 법정관리인으로 선임된 사람이었다.

또 동양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6배에 이르는 2000억원 가량을 경영권 방어와 기업 인수에 투입했다. 동양은 지난해 자회사 동양시멘트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채무를 갚고 현금 4000억원을 확보했다.

넘치는 유동성은 현 경영진의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를 위해 1250억원 가량이 사용됐다. 약 250억원은 현금배당에 사용했고, 1000억원은 주가 안정화를 위한 자사주 매입으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인수가격이 500~700억원으로 예상되는 삼부건설공업 본 입찰에도 참여한 바 있다.

보유 주식이 거의 없는 경영진이 법정관리 졸업 1개월도 안 돼 2000억원대 규모의 돈 잔치를 벌인 셈이다. 현재 동양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13%를 보유한 유진그룹이지만, 지난 3월 주총에서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로 이사진 확보에 실패했다.

동양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동양네트웍스도 법정관리 졸업 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지난해 11월 동양네트웍스 경영진은 KJ프리텍을 백기사로 영입해 최대주주의 경영권 확보 저지에 성공했다.

과거 경영진이 그대로 남아 있는 동양네트웍스의 2015년 매출은 전년보다 21% 줄어든 1123억원에 65억원 영업손실과 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토종 가구업체 보루네오도 법정관리 졸업 후 경영권 분쟁과 배임 횡령 혐의가 발생하면서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받았다. 이 회사는 최근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4월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후에야 거래가 재개되면서 한 숨 돌린 상황이다. 하지만 실적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보루네오 역시 2015년 매출은 19% 줄어든 438억원에 135억원의 영업손실과 13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외환위기 이전까지 공업용 도료 1위 기업이었던 현대페인트는 더욱 심각하다. 현대페인트는 법정관리 졸업 후 경영권 분쟁과 배임 횡령이 발생했고 올해 상장폐지가 확정됐으나 현재 이의신청을 제기해 거래가 중단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법정관리를 졸업한 회사는 주인 없는 회사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경영진들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하고 있다”며 “좋은 매수자 측이 나타나 인수를 하려 해도 현 경영진들이 경영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정관리 이후 실적 성장을 통해 좋은 회사로 거듭나야 할 시기에 온갖 배임과 횡령, 경영권 분쟁으로 얼룩져 실적마저 다시 추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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