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 10년] 난해한 공시 쥐락펴락, 나도 언제쯤…

입력 2016-04-05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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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와 1년차가 함께 나눈 ‘이투데이 이야기’

▲이투데이 박다정(왼쪽부터), 박선현, 성시종, 남주현, 하유미, 김하늬, 이광호, 조남호, 박규준, 이새하 기자가 지난 1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남한강연수원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이투데이 박다정(왼쪽부터), 박선현, 성시종, 남주현, 하유미, 김하늬, 이광호, 조남호, 박규준, 이새하 기자가 지난 1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남한강연수원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선배, 화장은 어디서 해요? 집, 지하철, 기자실?”(막내 남주현 기자)

“기초화장만 하고 마감 이후 화장실 가서 대변신하지, 인간으로 진화를…”(하유미 기자)

“가방에 전기면도기, 로션, 넥타이 다 싸들고 다녀요. 10시 이후 저도 변신을…”(막내 박규준 기자)

연차는 각기 달라도, 석간기자의 숙명은 같다. ‘민얼굴’로 기사 마감과의 사투를 벌여야 한다. 조간 기자들이 깔끔하게 출근하는 아침 시간, 허름한 매무새로 조용히 화장실로 자리를 피하는 일은 석간기자에겐 숙명이다.

그 숙명을 함께 떠안은 이들이 한데 모였다.

햇살이 맑던 지난 1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남한강연수원 인근이 시끌벅적하다. 이투데이는 이날 창사 10주년을 맞아, 전체 임·직원이 워크숍을 위해 한데 모였다. 이곳에서 원년 멤버 4명과 공채 9기 막내기자 7명이 마주했다. 석간기자만의 매력과 고충을 실컷 쏟아내고, 10살 된 이투데이의 역사와 미래를 진중하게 논했다.

이투데이는 고작 10살밖에 안 됐다. 원년 멤버라고 해서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을 떠올리면 오산이다. 원년 멤버들은 2000년대 중후반에 이투데이에 입사한 30~40대다. 이들은 2006년 4월 갓 태어난 이투데이를 돌보고 키우고 일으켜 세웠다.

성시종(자본시장부), 조남호(산업2부), 하유미(산업2부), 박선현(뉴미디어부) 기자. 지난 10여년간 이투데이 기틀을 다지고, 지금의 이투데이를 일궈온 멤버들이다.

원년 멤버 중 최고참은 성시종 기자다. 그는 후배들 사이에서 ‘시조새’로 불린다. 이투데이 전신인 스탁데일리 때부터 10년 이상 이투데이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 잠깐 타사로 ‘외도’를 감행한 것만 빼고 말이다.

“2002년도에 생긴 스탁데일리가 무너지고 2005년에 이투데이로 넘어왔어. 그땐 3명이서 시작했지. 그렇게 작게 시작했는데 금세 이렇게 커버렸네.”

3명으로 시작하던 그 작은 매체는 지난해 말 기준 170여명으로 훌쩍 자랐다.

“근데 왜 외도를 하신 거예요?”

막내 기자의 당돌한 질문에도, 성 선배는 당황하지 않고(?) 이투데이만의 매력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이투데이는 젊은 조직이라 파이팅이 넘치거든. 큰 조직이면 외면했을 새로운 일을 항상 시도하지. 물론 조직이 급하게 바뀌니까, 겉보기에는 시끄럽고 잡음이 많은 것처럼 보일 수 있어. 하지만 이럴 때 조직이 한 단계 발전한다고 생각해.”

2007년 3월 입사한 조남호 기자. 그는 훈남 외모에 ‘테리우스형 스타일’로 인기다. 특히 막내 기자들 사이에서는 그 난해한 ‘공시’를 쥐락펴락 손쉽게 강의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가 입사했을 때 이투데이는 주간지였거든. 그때 일주일에 한 번 사무실에 모여서 회의할 때 지면교정 보면서 중국집 배달 시켜먹고 그랬었지.”

이투데이 최초의 지면은 일간지가 아닌 주간지였다. 창사 한 달 뒤인 2006년 5월, 이투데이 제호의 첫 주간지가 발행됐다. 그 이후로 2010년 10월 일간지 창간 전까지 4년여 동안, 이투데이는 주간지로 독자들을 만났다.

2009년 2월 입사한 하유미 기자가 떠올리는 ‘주간지 이투데이’는 무언가 낭만적이다.

“그때 여의도 하남빌딩에 회사가 있을 때였는데, 월요일자 신문 만들려고 매주 일요일마다 회사에 들어왔었거든. 그때 회의실이 금연구역이 아니어서 담배연기로 가득했어. 일주일 한 번은 다 같이 만나니까 서로 끈끈하고, 마감하면 다 같이 술 먹으러 가고 그랬었지.”

하 선배는 “늦은 나이, 30대에 기자생활 시작했거든. 입사 초기에 이투데이는 많이 열악했는데, 굉장히 빨리 성장한 거야. 주간지에서 일간지로 바뀌면서 타 매체 몇 년 걸려 성장한 것을 1년 만에 따라잡고 그랬지”라고 덧붙였다.

증권부 베테랑 기자가 돼 뉴미디어부로 옮긴 박선현 선배는 2010년 6월 이투데이에 합류했다.

“처음부터 증권부에 배치돼 기자생활 시작했어. 지금도 그렇지만 이투데이 초창기 때 증권부 파워가 막강했거든. 선배층도 두터웠고. 과거에 비하면 여러 기틀이 잡혀 있어서 지금 이투데이면 후배들이 일하기 편한 환경이지.”

초기 높지 않은 매체력 때문에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기억들도 적잖다.

하 선배는 “모 포털사이트 SNS인 미투데이가 처음 나왔을 때였는데 이투데이랑 많이 헷갈려 했거든. 초창기 중소기업 쪽 담당할 때 그쪽 사장들이 우리 회사를 잘 몰라서 마음고생 좀 했었지”라고 말했다.

원년 멤버들은 막내 기자들이 이투데이에서 어떤 기자로 성장하길 바랄까.

이투데이 ‘시조새’ 성 선배는 후배들에게 ‘글 잘 쓰는 기자보다 인간적인 기자’가 되라고 주문했다.

“기자는 두 종류가 있어. 글 잘 쓰는 기자와 인간적으로 두루두루 잘 지내는 기자. 근데 글은 조금 못 쓸지언정, 인간적으로 괜찮은 기자는 취재력이나 아이디어가 뛰어난 법이지. 그런 기자가 장기적으로는 더 전망이 밝아.”

이투데이 역사는 짧다. 100주년을 바라보는 덩치 큰 언론사에 비하면, 아직 나이 어린 소년에 불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10년간 거침없이 달려왔고, 때론 주춤했으나 모두를 놀라게 할 정도로 성장했다.

간담회가 끝나고 선배와 막내는 회사 비전을 선포하는 대강당으로 향했다. 꽉 채운 좌석 앞으로 큼지막하게 내걸린 커다란 플래카드가 선명했다.

“Beyond 10년! Toward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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