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시장 냉각과 언론 보도

입력 2016-03-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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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서 자꾸 부동산 시장 안 좋아졌다고 하니깐 더 급냉각될 수밖에 없어요. 결정적으로 부동산은 수요자의 심리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이거든요.”

얼마 전 만난 한 은행권 부동산 전문가의 말이다. 그의 말에 기자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을 돌아보며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올해 2월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환 방법이 바뀌었다. 기존에 이자만 내던 거치기간이 없어지고 대신 원금과 이자를 처음부터 함께 상환해 나가게 된 것이다. 지난해 시행 여부를 놓고 논란이 있었지만 정부가 부채 관리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올해 초부터 시행됐다.

재미있는 일은 바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실행된 첫날에 일어났다. 기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언론사에서 ‘주택담보대출 강화 첫날, 은행 가보니 텅텅’, ‘창구에 문의 전화가 확 줄었다’ 등의 기사를 일제히 쏟아냈다. 그리고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며 집 구매를 망설이던 수요자들은 이 같은 기사를 접하고 관망 수요로 돌아선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씨는 “은행에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원리금을 같이 갚아야 한다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주택 구매를 잠시 보류했다”고 말했다. 물론 사실을 바탕으로 기사를 쓴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냉각되기 시작한 소비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든 셈이다.

사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대출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대출 상품은 여전히 거치기간이 존재하고, 주택담보대출 시 원리금 동시 상환으로 미치는 가계 부담이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저금리인데다가 상환기간을 20~30년으로 장기간 설정하기 때문이다.

사실에 입각해 기사를 쓰고 있지만 한 가지 사실에만 매달려 오히려 시장을 호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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