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등 각종 막말을 일삼았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유세장에 잇따른 돌발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오전 공화당 경선후보 트럼프가 오하이오주 데이튼 공항에서 자신의 전용기를 배경으로 유세하던 도중 갑자기 오른쪽 뒤편에서 괴한 1명이 연단으로 돌진을 시도했다. 청중의 비명에 고개를 돌린 트럼프는 재빨리 몸을 낮췄고 단상 위로 달려온 경원들이 트럼프 주위를 에워쌌다. 괴한은 트럼프에 도달하기 전 경찰과 비밀경호국 요원들에 체포됐다. 현재까지 괴한의 신원과 동기는 알려진 바 없다.
놀란 트럼프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이내 지지자들에게 “괜찮습니까. 여러분을 사랑합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표하며 연설을 이어갔다. 괴한의 돌진 전에도 이날 데이튼 유세에서는 청중 속에 있던 반대 시위자들이 구호를 외치다가 퇴장당하는 해프닝이 수차례 발생했다.
전날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는 반대 시위자들로 인해 예정됐던 트럼프의 대규모 집회가 취소되자 지지자들과 반대시위자들의 몸싸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각종 인종차별, 상대 당과 당내 경쟁후보는 물론 언론인들까지 공격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막말을 퍼붓는 행동으로 지지자와 반대 세력의 감정을 자극해 연일 볼썽사나운 해프닝이 이어지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흑인과 히스패닉계를 비롯한 소수인종의 반감이 확산 돼 있어 앞으로 유세 과정에서 트럼프에 항의하는 움직임이 점점 폭력성이 짙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연이은 유세장 돌발 사태가 오는 15일 경선 2차 분수령인 미니 슈퍼화요일의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당내 경쟁자인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를 ‘제3세계 독재자’에 비유하며 트럼프가 미국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비판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트럼프는 흔들림이 없는 모양새다. 전날 시카고 폭력사태에 대해 트럼프는 CNN에 반대 시위자들을 ‘폭력배’라고 지칭했다. 그는 그간의 대규모 유세에서 선동적 언행에 대해 후회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그들(반대 시위자)은 매우 매우 나쁜 시위자이며 난폭한 사람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