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캐논, 마음 설레는 중∙고급기 2종

간만에 날이 따뜻하다. 훈훈한 마음으로 캐논의 2016년 상반기 중/고급기 라인업 발표회에 참석했다. 아아, 내 앞에 놓인 2종의 카메라는 오늘 날씨만큼이나 훈훈하더라.

일단은 큰 놈부터 얘기해보자. EOS-1D X Mark 2는 캐논의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덩치 큰 녀석이다. 그만큼 어마어마하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0.01초를 다투는 찰나의 순간까지 담아내기 위해 자존심을 걸고 만들어냈달까. 일단 특징부터 훑어보자.

EOS-1D X Mark 2에는 듀얼 픽셀 CMOS AF가 적용된 캐논 최초의 플프레임 센서가 들어갔다. 이 독자적인 센서 덕분에 라이브 뷰 또는 동영상 촬영 시에도 비약적으로 향상된 AF 속도로 뛰어난 동체 추적 성능을 갖추게 됐다. 또, 빠르고 안정적인 이미지 처리를 위해 두 개의 디직 6+ 영상처리 엔진을 사용해 4K 60p 영상촬영을 지원하는 것도 고무적인 변화다. 이 듀얼 디직 6+ 엔진은 여러모로 큰 역할을 하는데 현존하는 DSLR 카메라 최초로 뷰파인더 사용 시 초당 약 14장, 라이브 뷰 사용 시 초당 최대 16장의 연속 촬영이 가능해졌다. 스포츠 현장에서 결정적 한 장면을 포착하는데 더 유리해졌다는 사실은 설명할 필요도 없겠지.

여기에 개선된 AF 알고리즘을 적용해 전작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한 피사체를 포착한다. 현장에서 이 묵직한 녀석을 잠깐 손에 쥐고 셔터를 눌러봤다. 바로 체감할 수 있겠더라. 정말 놀라움에 “우오오”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다. 최상위 제품인 만큼 61개의 AF포인트로 암부에서도 단박에 초점을 맞춘다. 실제로 어둑어둑한 행사장 천정을 찍어도 버벅거림이 없이 초점을 잡아낸다. AF속도는 과연 캐논이 입 아프게 자랑할 만했다. 기함인 만큼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발군이다. 손가락이 셔터 근처만 가도 잡아내는 느낌? 제품 시연을 하는 곳의 조명이 어두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다. 보통 제품 발표회를 밝은 곳에서 진행하는 편인데 여긴 온통 검은색 배경에 조도까지 어두운 상황이었다. 이것까지 예측하고 장소를 세팅했다면 정말 지능적이고 천재적인 홍보라 할 수 있겠다.

연사 시의 셔터가 주는 느낌 역시 기존 1D Mark 4와 비교했을 때 약간 다른 느낌이다. 상당히 가볍고 경쾌하다. 체급이 다르다고 느낄 정도. 동일한 고속 연사 조건에서 기존 모델이 기관총을 쏘는 느낌이면 1D X Mark 2는 소형 소총을 연사로 쏘는 느낌. 진동도 상당히 억제됐다. 부드럽고 경쾌한 느낌이 플래그십의 고고함을 한껏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나와 체급(?)이 맞는 EOS 80D에 더 관심이 간다. EOS 80D를 한 줄로 정의하자면 엔트리 모델과 하이엔드 모델의 교집합이라 할 수 있다. 모든 걸 취했고 하이엔드 모델에 반영할 수 있는 기술을 먼저 채택할 정도로 실험 정신이 강한 모델이다. 캐논의 라인업을 단단하게 지지해줄 프리미엄 중급기랄까. 약 2,420만 화소의 APS-C 타입 이미지 센서와 디직 6 영상처리엔진을 탑재해 선명한 고화질의 결과물을 담을 수 있는 기기다. 캐논 두 자릿수 모델로는 최초로 시야율 약 100%의 광학식 뷰파인더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EOS 70D 모델과 비교했을 때 향상된 듀얼 픽셀 기능과 19개에서 45개로 크게 늘어난 AF 포인트가 더욱 민첩하고 다양한 촬영 환경을 지원한다.

동영상 촬영을 위한 편의 기능도 눈에 띈다. 풀HD 60p 촬영 및 MP4 포맷 저장을 지원하며, 카메라 후면에 3인치 와이드 회전형 터치 LCD를 탑재했다. 이번 EF-S 18-135mm f/3.5-5.6 IS USM 렌즈 역시 동영상 촬영에 최적화된 화각을 지원한다. 여기에 함께 공개한 액세서리인 파워 줌 어댑터 PZ-E1은 자연스러운 줌 인-아웃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을 통한 무선 컨트롤까지 가능해 1인 영상 창작자에 최적화한 제품. 줌 동작 속도를 2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촬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터뷰 상황에선 줌 속도를 slow로 설정, 빠른 전환이 필요한 스포츠 촬영에는 fast로 설정하는 등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단 뜻이다.

EOS-1D X Mark 2는 4월 출시 예정, EOS 80D는 3월 말 출시 예정이다. 계절이 바뀌고 80D가 나오면, 카메라 리뷰를 핑계 삼아 사진 찍기 좋은 나라로 여행이나 다녀와야겠다.

The post 꽃보다 캐논, 마음 설레는 중∙고급기 2종 appeared first on GEARBAX.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