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은의 월드톡] 미국 대선 키워드는‘분노’…분노의 칼 끝은 어디에?

입력 2016-02-1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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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경선 후보.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경선 후보. 사진=AP뉴시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제가 화났다고 말했다더군요. 네 맞습니다. 저와 모든 미국인들은 지금 화가 나 있습니다.”

요즘 미국 대선판에서 가장 ‘핫’한 인물이자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버니 샌더스가 선거 유세장에서 한 말입니다. 올해 대선 후보 중 ‘화난’ 인물은 또 있습니다. 말끝마다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고 다니지만, 막말 수위만큼 지지율도 높은 공화당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도 “기성 정치에 화가 났다”고 말합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옛말처럼 진보와 극우라는 정반대의 성향인 샌더스와 트럼프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 지지세력이 백인층이 두텁고 여성보다는 남성들이 대부분이라는 점. 지지자 모두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정치인에 대해 불만이 있다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최근 치러진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점도 공통점이죠. 무엇보다도 이들이 경선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공통된 키워드는 ‘분노’에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이들의 돌풍의 원인으로 “기성 정치에 대해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분노를 자극한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샌더스와 트럼프 모두 미국 사회의 불평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유권자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기성 정치, 사회 구조적 문제에 화가 나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들의 분노의 칼끝이 겨눈 방향은 사뭇 다릅니다. 샌더스는 사회적 불평등은 사회적 제도와 구조적 모순, 그리고 월가와 자본가들의 탐욕에 원인이 있다고 보지만, 트럼프는 기존 정치인과 불법 이민자, 난민에 미국 문제의 책임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선전에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한때의 바람으로 그칠 것이란 트럼프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공화당에서는 또다시 백악관을 민주당에 내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수많은 경선후보를 물리치고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면 정작 본선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죠.

▲버니 샌더스 민주당 경선 후보. 사진=AP뉴시스
▲버니 샌더스 민주당 경선 후보. 사진=AP뉴시스

민주당도 비슷한 고민입니다. 사회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그의 취지는 좋지만, 공약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죠. 모든 미국인들이 소득에 관계없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공약이 현실화되려면 연간 2~3조 달러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참고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 전체 규모가 4조1000억 달러였습니다.

그러나 미국 대선을 바라보면서 한 가지 부러운 것은 추구하는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어쨌든 기성정치와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 정계 중심으로 나와 분노한 국민을 대변해주며 기성 정치인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현실성이야 어찌 됐든 30여 년의 정치인생 동안 한결같이 약자의 편에 섰던 샌더스가 중앙 정치판에서 젊은층으로부터 정치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을 보면서 총선 철에만 ‘젊은이’를 찾는 우리나라 정치판에도 저런 인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마저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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