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민의 현장] 동병상련 한일 남자 골프, 수장 만이 문제일까

입력 2016-02-1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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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민 뉴미디어부 차장 겸 골프전문기자

일본 남자 프로골퍼들이 칼을 뽑았다. 인기 추락으로 위기에 몰린 일본골프투어기구(JGTO)의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것. 지난 4년간 JGTO를 이끈 에비사와 가쓰지(82) 회장은 반기를 든 선수들에 밀려 물러나고, 일본의 ‘골프 영웅’ 아오키 이사오(74)가 그 자리에 올랐다.

아오키는 프로 통산 85승에 상금왕을 5차례나 지낸 레전드다. 1983년 소니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일본인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에 오른 그는 점보 오자키(69)와 함께 일본인이 가장 존경하는 프로골퍼 중 한 명이다.

그가 JGTO 회장으로 추대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에비사와 회장에 대한 불신과 JGTO의 인기 추락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에비사와 회장은 2012년 3월 취임 당시 연간 30개 대회에 갤러리 100만명을 공언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26개 대회를 개최하는 데 그쳤고, 갤러리는 34만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에비사와 회장은 JGTO의 위기감을 직시하기는커녕 대회 마지막 날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거나 시상식에 불참한 경우도 있었다는 게 일부 선수들의 주장이다.

아오키는 JGTO 선수 출신 첫 회장이자 영구 시드권자로서 선수들 사이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JGTO 흥행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짊어진 아오키의 마음이 결코 편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런 점에서 연간 18개 대회 이상을 공언한 양휘부(73)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신임 회장과 많이 닮았다. 결국 비슷한 연배의 두 신임 회장은 한일 양국의 남자 프로골프 투어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한 해를 맞았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대회장의 주인공은 회장이 아닌 선수라는 점이다. 사실 JGTO 흥행 부진의 첫 번째 원인은 스타 부재다. 이시카와 료(25)의 PGA 투어 진출 이후 스타성을 지닌 선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은 스스로에게 문제점을 찾지 못하고 책임을 협회나 주변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게 현지 골프팬들의 생각이다.

일본 골프계 한 관계자는 “프로암에 참가하기 위해 30만엔(약 300만원)의 비용을 지불하지만 나갈 때마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며 “JGTO 프로암이 ‘그만한 가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팬들에 대한 서비스와 에티켓이 여자 선수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이시카와는 출중한 기량과 잘 생긴 외모를 지닌 CF스타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그는 2010년 캐논오픈 프로암에서 미타라이 후지오(81) 캐논 회장과 같은 조에서 라운드하면서 깔끔한 에티켓과 친절한 레슨으로 감동을 줬고, 그 결과는 다음 시즌 캐논오픈 개최로 이어졌다. 선수 한 명의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 만들어낸 결실이다. 다년간의 흥행 부진으로 좌초 위기에 몰린 양국 남자 투어 선수들이 한번쯤 생각해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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