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한국 위해 헌신한 두 외국인 신부, 우리 국적 취득

입력 2016-02-05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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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법무부 제공)
(사진=법무부 제공)

1964년 전북 임실성당의 주임신부로 부임한 한 외국인 신부가 임실군에 치즈를 생산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 가난에 허덕이는 농민을 돕기 위해서였다. 3년간 실패를 거듭한 신부는 유럽 현지 기술자에게 직접 생산기술을 배운 끝에 1967년 마침내 국내 첫 치즈 공장을 설립했다.

훗날 이곳에서 생산된 치즈는 ‘임실 치즈’라는 이름으로 지역특산품이 됐고, 공장설립자인 세스테벤스 디디에 신부(85)에게는 ‘한국 치즈의 아버지’, ‘임실 치즈의 대부’라는 별칭이 붙었다.

1984년 세스테벤스 신부는 전북 완주시에 중증 장애인 재활센터 ‘무지개의 집’을 설립하고 장애인 재활에 눈을 돌렸다. 이에 대한 공로로 호암재단으로부터 사회봉사상을 수상한 신부는 상금과 사비, 기부금 등을 모아 2007년 다시 ‘무지개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지난해 8월까지 총 14회의 장학금 수여식이 열렸고, 수백명의 학생들이 재단의 도움을 받아 학업을 이어갔다.

5일 법무부는 한국 농촌의 생활 수준 향상과 장애인의 자활, 권익보호에 헌신한 벨기에 국적의 세스테벤스 신부에게 특별귀화허가를 통해 우리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신부의 한국 이름은 ‘지정환’으로 등록됐다.

세스테벤스 신부는 깊은 감사의 뜻과 함께 “현재 지병으로 사회활동을 할 수 없지만, 임실 치즈의 발전을 통해 지역 경제가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여생을 보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세스테벤스 신부 외에 아일랜드 국적의 오네일 패트릭 노엘 신부(84)에게도 ‘천노엘’이라는 한국 이름과 국적이 수여됐다.

1957년 선교 및 구호활동을 위해 국내에 입국해 60여년간 남다른 사명감과 소명의식으로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과 인권 옹호 및 인식 개선 등을 위해 헌신한 공로였다.

특히 오네일 신부가 국내 최초로 설립한 ‘그룹홈’'은 지적 장애인과 봉사자가 함께 생활하는 소규모 가족형 거주시설로 국내 장애인 지원의 새로운 모델을 확산ㆍ정착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네일 신부는 “특별공로자로 귀화허가를 받은 것에 대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인으로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봉사하며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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